새 교도소내 재소자 병원 이송뒤 접견…지지자들 21일 전국적 시위 예고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교도소 복역 중 건강이 악화해 사망 우려까지 제기된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다른 교도소의 재소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말을 하기도 힘들어할 정도로 몸이 약해져 있다고 그를 접견한 변호사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현지 RBC 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약 180km 떨어진 블라디미르시 제3번 교도소의 재소자 병원으로 이송된 나발니를 찾아 면회한 올가 미하일로바 변호사는 이날 오후 교도소 밖에서 기자들과 한 인터뷰에서 "그가 아주 많이 약해져서 말을 하거나 앉기도 힘들어한다"고 밝혔다.
미하일로바는 "제대로 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나발니가 이곳에서 사망하지 않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모스크바의 민간 병원으로 이송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하일로바와 함께 교도소를 찾았던 다른 변호사 알렉세이 코브제프는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가 지난 18일 재소자 병원으로 옮겨져 독방에 수용됐다면서 같은날 저녁 간호사들이 네 번의 시도 뒤에 간신히 혈관을 찾아 포도당 링거를 놓았다고 전했다.
이어 "어제(19일) 저녁에 3명의 간호사가 한 번 더 링거를 놓으려고 6번이나 시도했지만, 혈관을 찾는 데 실패했다"면서 "지금 나발니의 팔은 온통 주사 구멍이 났고 멍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교도소 내 병원 의료진의 수준이 형편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나발니의 개인 주치의 아나스타시야 바실리예바를 포함한 민간 의료진은 이날 오전 새 교도소로 찾아갔지만 교도 당국의 거부로 그를 만나는 데 실패했다.
지난달 31일부터 민간 의사 진료를 요구하며 단식을 벌이던 나발니는 지난 18일 블라디미르주 포크로프시의 제2번 교도소에서 같은 블라디미르주 주도인 블라디미르시의 제3번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 개인 주치의들은 지난 17일 그의 혈중 칼륨 수치가 위험한 수준이라 언제든 심장 박동 장애로 사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기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올해 1월 귀국했으나 곧바로 체포됐다.
그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받아 복역 중이다.
나발니 지지자들은 21일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 나발니 지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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