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일본이 대만 문제에서 '전략적인 모호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SCMP는 일본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해 대만이 침공받을 경우 지원에 나설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망했다.
일본 도시바대 다카시 데라다 교수는 SCMP에 "일본은 중국이 비군사적 평화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군사적 접근을 강조한다면 이는 모순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미국과 공동성명에서 대만을 명기함으로써 이미 미국과의 동맹을 과시하는 '큰 걸음'을 뗐기 때문에 중국을 더 자극하는 일을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군사평론가 쑹중핑(宋忠平)은 "대만 보호에 나서는 미국을 지원할 것이냐에 대한 일본의 전략은 여전히 모호하다"면서 "일본은 자국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길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도 대만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데 일본도 같은 접근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 싱위칭 교수는 전임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시절 이뤄진 방위정책 변화에 따라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미중간 분쟁이 벌어질 경우 미국을 지원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7월 아베 정부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집단자위권 행사가 위헌이 아니라는 취지로 헌법 해석을 변경했다. 이를 토대로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라도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의 권리가 근저로부터 뒤집힐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자위대가 무력행사를 할 수 있도록 안보법 체계를 개편했다.
싱 교수는 "일본은 자국 입장을 밝히고자 미국의 요청으로 공동성명에 대만을 언급했다"면서도 "그러나 일본은 그보다는 대만해협에서의 잠재적 군사 분쟁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희망을 표현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첫 정상회담 후 지난 16일(현지시간)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명기, 1969년 이후 처음 미일 성명에서 대만을 거론하며 대중 연합 전선을 과시했다.
그러나 스가 총리는 지난 20일 의회에서 이와 관련해 "공동성명은 군사적 개입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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