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패트리엇 미사일 등 지원 요청…"서방 위한 것" 강조
미국, 러시아 도발할까 우려…실제 침공 발생하면 신속 지원할 듯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미국이 러시아의 군사적 침공 우려가 고조하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조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군사적으로 러시아를 도발하는 것을 꺼렸다.
지난주에는 긴장이 커진 흑해 지역에 두 척의 해군 군함을 보내는 방안을 취소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군사적 갈등이 첨예해지자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무기를 지원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요청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국과의 국경, 크림반도 지역에 병력과 전투기를 집결시하는 것이 단순히 서방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무력 시위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실제 벌어질 수 있는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해줄 것을 미국에 공개적, 또 비공개 라인을 통해서 타진했다.
여기에는 패트리엇 대공미사일 시스템이 포함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장(비서실장) 안드레이 예르막은 최근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자신만을 위해서뿐 아니라 서방을 위해서도 러시아에 맞서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가장 가까운 폴란드에 미사일이 배치됐지만 이곳(우크라이나)에도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지난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비공개로 만나 추가 무기 지원에 대한 미국 정부 내 논의가 어떤 상황인지를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러시아가 실제로 침공하려 한다면, 미국이 신속하게 우크라이나에 추가 무기를 지원해줄 것이라고 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여기에는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군수품, 폭탄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우크라이나 방위를 돕기 위해 2척의 무장 순시선과 대포병 레이더 등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400억원) 규모의 무기를 이미 지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루간스크와 도네츠크 일대를 가리키는 곳으로, 주민은 친러시아 성향이 대부분이다.
돈바스의 친러 성향 주민은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전격 병합하자, 분리·독립을 선포하고 중앙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분리주의자들은 현재까지 정부군과 산발적인 교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약 1만4천 명이 사망했다.
이런 와중에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지대로 육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속속 몰려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크림반도 지역에 지난 3월 말에는 보이지 않던 러시아의 수호이(Su)-30 전투기 등이 배치됐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 러시아어판도 크림반도 해역으로 러시아 여러 함대 소속 군함들이 대거 배치됐으며, 반도 동부에는 이전에 없던 군사 진지들이 생겨났다고 보도했다.
쿨레바 외무장관은 "1주일 안에 러시아군은 12만 명에 달할 것"이라며 "그들이 이 수준에서 병력 증강을 멈추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