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동탄성심병원, 편도·아데노이드 절제 후 음성변화 연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어린이의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대부분 목 안쪽에 있는 조직인 편도와 아데노이드(인두편도) 비대와 관련이 깊다. 지나치게 커진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절제하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수술 후 입안의 구조 변화가 목소리를 변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로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와 보호자가 많았다.
그러나 편도와 아데노이드 절제술이 음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을 개선해 오히려 음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박일석·김희진 교수 연구팀은 이 병원에서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만 3∼12살 환자 1천197명 중 음성 장애가 있는 91명(7.6%)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음성 장애는 후두 및 성대의 구조나 기능 등으로 인해 목소리에 문제가 생긴 상태로, 쉰 목소리가 나오고 목이 쉽게 잠기거나 의도하지 않은 목소리 떨림 등을 동반한다.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지나치게 커지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코로 숨쉬기가 힘들어져 구강호흡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입안과 후두 점막 표면을 마르게 해 성대를 붓게 하고 목소리를 낼 때도 피로하게 만들어 음성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음성 장애가 있는 편도·아데노이드 비대 아동 환자 91명에 절제술을 시행한 후 전문 음성치료사를 통해 수술 전후 음성을 분석했다.
이 중 51명은 수술 4∼6주 후 1차 음성 검사를 받았고, 22명은 수술 후 3개월 뒤 2차 음성 검사에 응했다.
분석 결과 구강호흡 비율은 수술 전 94.1%(48명)에서 1차 검사 시 7.8%(4명), 2차 검사에서는 0%였다.
수술 전후 아동의 음성 상태를 보호자와 음성치료사가 평가하자 음성 장애 지수가 감소했고, 음성에서 성대의 진동, 주파수, 진폭, 잡음 등을 평가하는 음질측정기기(MDVP)를 이용한 객관적 평가에서도 전반적으로 음성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교수는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 후 음성 변화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 우려와 달리 음성이 개선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이비인후과학회지(The Laryngoscope) 3월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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