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인 31%가 봉쇄 때 집 때문에 건강문제 겪어
'살인적 임차료'…시장 후보들 앞다퉈 주택공급 공약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영국 런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큰 이유가 주택 부족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오면서 시장선거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 자료를 보면 이날 현재 런던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71만500여명과 1만5천400여명(확진 후 28일 내 사망 기준)이다.
영국 전체 확진자와 사망자는 440만1천여명과 12만7천여명이다.
영국과 런던의 코로나19 피해를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로 주택이 부족해 좁은 집에서 북적이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 점이 꼽힌다.
영국주택협회(NHF)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영국 성인 31%(1천589만3천여명)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봉쇄가 시행되던 기간 집 공간이 부족하거나 상태가 나빠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문제를 겪었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82만5천여가구(371만1천여명)가 '과밀한 집'에서 살며 방이 하나인 원룸에서 거주하는 가구도 2만7천여가구(3만400여명)나 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영국, 특히 동런던 같은 곳은 뉴질랜드나 스웨덴에 견줘 인구밀도가 훨씬 높다"라면서 "뉴질랜드나 스웨덴은 현재까지 (영국보다) 사망자가 적다"라고 설명했다.
감염병학자인 키이스 닐 노팅엄대 교수는 "스웨덴 가구주 절반은 혼자 산다"라면서 "이들은 코로나19에 걸린다 한들 (함께 사는) 고양이에게나 옮기지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주택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런던은 '살인적인 주택 임차료'로 유명한데 런던의 방 2개짜리 집 월세가 현재 1천450파운드(약 224만9천원)에 달해 임금이 평균 수준인 사람은 소득의 45%를 주거비로 써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런던 주택문제는 내달 6일 시장선거를 앞두고 다시 현안으로 떠올랐다.
재선을 노리는 사디크 칸 시장은 공약으로 신규 공공주택(Council Home) 1만채 공급을 내걸었다.
그의 노동당 집행부는 지난해 공공주택과 '임차료가 부담 가능한 수준인 주택'(affordable home)을 1983년 이래 가장 많이 건설했다.
하지만 칸 시장은 임기 내 주택건설량이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있다.
칸 시장에 맞서는 보수당 숀 베일리 후보는 한때 자신도 노숙자였다고 강조하면서 주택사업자와 입주민이 소유권을 공유하는 '셰어드 오너십 프로그램'으로 주택 10만채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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