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출 의존 레바논 정부 "마약 밀매가 경제 타격"
레바논 농민 "사우디가 정치적 결정"…금수 조처 철회 요구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마약 밀수에 악용돼 온 레바논산 농산물 수입을 잠정 금지한다고 국영 SPA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오는 25일부터 레바논산 과일·채소 등 농산물 수입을 금지한다고 이날 밝혔다.
내무부는 최근 레바논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함께 마약이 밀수되는 사례가 급증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사우디는 레바논 당국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마약 밀수를 뿌리 뽑을 때까지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바논 정부는 사우디의 이 같은 조처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마약 밀수가 레바논 농민과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농민 조합은 24일 성명을 내고 사우디의 금수 조처에 대해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농민들은 개인의 실수나 범죄를 이유로 레바논인 전체를 처벌해서는 안된다며 사우디 정부에 금수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지중해 연안의 중동국가 레바논의 전체 수출에서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레바논산 농산물 최대 수입국은 카타르와 사우디다.
AP는 미국 달러 대비 현지 통화 가치가 최근 몇 달간 85∼90% 하락하는 등 레바논의 경제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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