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공유한 중남미 국가들, 일본 오염수 방류 함께 우려"

입력 2021-04-25 09:11   수정 2021-04-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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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공유한 중남미 국가들, 일본 오염수 방류 함께 우려"
최종건 외교차관, 콜롬비아·코스타리카·멕시코 방문 마무리
"중남미는 외교성과 명확히 드러나는 곳…'정성스러운 외교' 중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중남미 3개국을 연이어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중남미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최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함께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차관은 24일(현지시간) 마지막 순방지인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한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에서 "방문 기간 중남미 각국 정부에 '바다는 하나고 태평양은 지구의 가장 큰 우물이며 우리는 우물을 공유하는 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멕시코로 이어진 이번 최 차관의 순방은 외교 다변화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중남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실질 협력 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순방 시작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하면서 이 문제가 단숨에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됐다. 방문 3개국, 그리고 차관회의에서 만난 중미 8개국 대부분이 태평양을 공유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최 차관은 방문 중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했다.
6박 9일간 총 8회의 양자회담에서 오염수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상대국의 공감을 끌어냈고, 한·중미통합체제(SICA) 외교차관회의에선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우려와 국제사회 공동대응 필요성, 공조 강화 방침을 공동성명에 넣기도 했다.

고위급 다자회의에서 처음으로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통된 우려를 신속하게 표시했다는 데 대해 외교부는 의미를 부여했다.
최 차관은 "6년 만에 재개된 한·SICA 회의는 중미 국가들이 태평양 연안국이라는 정체성을 새삼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오염수 방류가) 남 일이라고 생각했던 국가들도 자국 어업 등에 미칠 영향을 크게 걱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보다 빠르게 움직여 중남미에서 일종의 방어선을 친 셈"이라며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진 이번 공동성명을 포함한 일련의 성과가 "역대 정부에서부터 이 지역에 차근차근 정성을 들인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중남미 방문 대면 외교의 물꼬를 튼 이번 순방을 통해 최 차관은 우리나라와의 협력 확대에 대한 이 지역 정부들의 강한 의지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중남미에서 79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을 수주했는데 이는 최근 몇 년 새 1천% 급증한 것"이라며 인프라 분야와 더불어 친환경. 디지털 분야에서도 한국과 중남미의 협력 여지가 크다고 전했다.
특히 방문국 중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합류한 국가들로, 그간 한국 정부가 하던 무상원조를 유상으로 연계·전환하면서 협력을 강화하면 "든든한 선진 우방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제무대 투표권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중남미에 보다 '정성스러운'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한 최 차관은 "중남미는 외교의 성과가 명확히 드러나는 곳인 만큼 정권과 관계없이 국익을 위해 지속가능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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