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보은의 생일 도시락' 공수 대접…참전용사 후손들 애국가·아리랑 불러 '뭉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에서 한국전 출정 70주년 기념식과 함께 최근 별세한 고 멜레세 테세마 협회장 추도식을 했습니다.
이날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1951년 4월 24일 이역만리 생면부지의 땅 한국을 돕기 위해 유엔군의 일원으로 떠난 지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최근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증가한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거동이 가능한 참전용사 20여 명과 그 후손들, 멜레세 협회장 가족 대표, 박석제 한인회 신임 회장 등이 마스크를 쓰고 모였습니다.
하옥선 참전용사후원회 지부장은 "참전용사들이 고령이시라 올해 특별한 70주년 행사를 안 하면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분들도 있어 50명 안팎이나마 소규모로 모여 행사를 진행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한국전에서 전사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122명의 무덤에서 추모예배를 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 당시 전사자들의 시신을 한 명도 빠짐없이 조국으로 운구해왔습니다.
또 참전용사 기념탑에서 기념식을 간단히 하고 식사와 선물 전달을 했습니다.
경상북도 칠곡군에서 정성 들여 마련해 공수한 '보은의 도시락'이 대접 됐습니다. 도시락에는 용사들이 한국전 참전을 위해 떠난 날이 또 다른 생일이라는 의미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케이크, 미역국, 잡채, 약밥 등이 포함됐습니다.
고 멜레세 회장은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칠곡군을 방문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맺었습니다.
칠곡군에서 마련한 생일 선물로는 고령의 참전용사들이 중요한 물품을 잃어버리지 않고 쉽게 보관할 수 있도록 양가죽으로 만든 손가방 50개가 전달됐습니다.
이들의 참전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다시 태어난 날과 같다는 백선기 칠곡군수의 생일 축하 편지 대독과 함께 특히 참전용사 후손 손자·손녀들이 애국가와 아리랑을 불러드려 참전용사들이 감격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 참전 당시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특명으로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전투보병을 파견해 연인원 6천37명의 '강뉴' 부대가 참전했습니다. 지금 생존한 참전용사는 115명으로 대부분 90대입니다.
이날 행사는 에티오피아 현지 라디오, TV 등도 관심을 보여 취재를 했다고 합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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