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 이동 뒤 제자리 복귀 80초간 비행…자동항법장치 시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화성 헬기 '인저뉴어티'(Ingenuity)가 25일 더 멀리, 더 빨리 날며 3차 시험비행에도 성공했다.
이번에는 2차 비행 때와 같은 16피트(4.8m) 높이로 날아올라 49.2m를 비행한 뒤 다시 이륙장소로 돌아왔다. 약 80초간 100m 가까이 비행하며 최대 초속 1.98m를 기록했다.
UPI통신과 BBC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비행에서 인저뉴어티는 지상의 지형지물을 카메라로 기록하고 비교해 항로를 유지하는 자동항법시스템을 시험했다. 멀리 날수록 더 많은 이미지를 기억해야 하는데, 너무 빨리 날면 자신 위치를 놓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인저뉴어티 프로젝트 매니저 미미 아웅은 "카메라 알고리즘이 먼거리 비행에서도 작동하는지를 처음으로 시험한 것"이라면서 "이는 (화성조건을 갖춘 지구의) 실험실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성명을 통해 인저뉴어티가 더 멀리, 더 빨리 날며 "새로운 기록을 계속 세워나가고 있다"면서 "우주 헬기는 화성과 그 너머에서 진행될 우주 임무에서 항공 탐사를 추가할 수 있는 중요한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인저뉴어티 프로그램 책임자 데이브 래버리는 "오늘 비행은 우리가 목표했던 것이지만 놀랍지 않은 것이 단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인저뉴어티는 지난 19일 첫 시험비행에서 3m 높이로 날아올라 39.1초 동안 제자리 비행을 하며 지구 밖 행성에서 첫 동력비행에 성공한 데 이어 22일 2차 시험비행 때는 4.8m 높이에서 초속 0.5m로 약 2.1m 가량 이동하는 등 51.9초간 비행을 했다.
인저뉴어티는 앞으로 두 차례 더 시험비행을 남겨 놓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헬기의 최대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동체가 추락할 수도 있는 한계 비행에 도전할 계획이다.
인저뉴어티 시험 비행의 신호 중계와 동영상 촬영 등은 '퍼서비어런스'가 맡고 있는데, 원래 임무인 고대 생명체 탐색 등의 과학 탐사를 뒤로 미루고 시험비행을 돕고있는 상황이어서 시험비행을 무한정 연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퍼서비어런스는 인저뉴어티가 80초간 비행한 3차 시험비행 과정도 촬영했으며, 이는 며칠내로 지구에 전송될 것으로 전해졌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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