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군 워게임서 무인 호위기 등 첨단기술 지원 전제로 '신승'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이 호위 드론 등 아직 전력화가 되지 않은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야만 유사시 중국의 침공으로부터 대만을 겨우 지켜낼 수 있다는 워게임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뉴스는 미 공군이 워게임을 진행한 결과, 차세대 군사 기술을 이용했을 때 중국군의 대만 침공을 격퇴할 수 있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디펜스 뉴스는 최근 워게임에서 미 공군이 '재앙급 손실'(catastrophic losses)로 끝난 2018년, 2019년 워게임보다 현저한 개선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피로스의 승리'로 묘사될 정도로 큰 인명과 장비 손실을 초래한 승리였다고 전했다.
더욱이 이번 워게임에서 미군은 미래 첨단 기술의 지원을 받아 전투력이 향상된 상황을 가정했다.
일례로 미군은 유인 전투기에 바짝 따라붙어 정찰, 호위, 지상 공격 등 임무를 함께 수행하는 인공지능(AI) 탑재 전투 드론인 '로열 윙맨'(loyal wingmen)을 비롯한 여러 미래 첨단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가정했는데 이중 여러 장비가 아직 전력화되지 않았고 심지어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중국이 군함과 전투기, 미사일 전력 확충에 공격적 투자를 함에 따라 대만 일대를 포함한 서태평양에서 미군이 과거 누린 일방적 군사 우위는 점차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 전문가들은 1991년 걸프전 때 미군이 6개 항공모함 전단을 전개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미국이 (대만에 침공한) 인민해방군을 격퇴하려면 해군과 공군 전력의 최대 80%를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본다.
대만 해군학교 전 교관인 뤼리스(呂禮詩)는 SCMP에 "오늘날 인민해방군은 1990년대 이라크군보다 더욱 강력하기 때문에 (미군의) 해·공군 전력 80% 투입은 최소한의 비용"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수십 년간 중국은 대만 무력통일 과정에서 미군 개입을 차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전력을 집중적으로 늘렸다.
중국은 랴오닝함과 산둥함 두 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항공모함을 계속 건조 중이다.
항공모함보다 더욱 위협적인 것은 서태평양의 미군 항공모함과 주요 미군 기지들을 겨냥한 중국의 미사일 전력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던 작년 8월 사거리 4천㎞의 둥펑(東風·DF)-26B와 사거리 1천800㎞의 둥펑-21D 등 '항모 킬러'로 불리는 지대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미국을 향한 노골적인 무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 공군은 J-20 스텔스 전투기도 운용하고 있어 유사시 미군의 제공권 확보의 기초가 되는 조기경보기와 공중급유기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은 SCMP에 "인민해방군은 '대만 통일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수십 년을 준비해왔다"며 "중국 항공모함들이 공군 및 지상 배치 미사일 전력과 함께 미군 항모 전단이 대만해협에서 1천㎞ 이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방패'를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1979년 중화민국과 단교하고 중화인민공화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대만과 신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중 신냉전이 본격화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대만과 관계를 더욱 긴밀히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대만을 어떤 희생을 치러서도 꼭 되찾아야 할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이 이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대만은 미국과 중국 간 가장 첨예한 갈등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