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사흘째 로켓포 공격이 이어지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어업수역을 전면 봉쇄했다고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이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협조관(COGAT)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아침 가자지구 어업수역을 전면 봉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어민들의 해상 조업이 전면 중단됐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는 지난 23일부터 밤마다 이스라엘 남부 국경지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이어졌다.
특히 24일 밤에는 무려 36발의 로켓포 공격이 단행됐고, 이스라엘은 전투기와 헬기를 동원해 하마스의 지하 시설 등에 대한 반격을 가했다.
25일에도 밤 10시 45분께 첫 로켓포 공격이 있었고, 26일 새벽 3시께 3발의 로켓포가 추가로 발사됐다.
이후 이스라엘은 해안선에서 15마일(약 24㎞)까지인 가자지구의 어업수역을 9마일(약 14㎞)로 축소하는 1차 조처를 했다.
또 동트기 전 다시 로켓포 공격이 이어지자, 이스라엘은 전면적인 어업수역 봉쇄로 보복 강도를 높였다.
COGAT의 가산 알리안 소장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오전 6시를 기해 가자 해안의 어업수역을 전면 봉쇄한다. 이는 계속된 로켓포 공격 때문"이라며 "가자지구 발 공격의 책임은 전적으로 하마스에 있다"고 밝혔다.
어업은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의해 육·해·공이 봉쇄된 가자지구의 핵심 산업이다.
1990년 오슬로 평화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어업수역을 해안으로부터 20마일(약 32㎞)까지 인정했다. 그러나 2007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한 이후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해안으로부터 6마일(약 10㎞)까지로 대폭 축소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어업수역을 늘리거나 줄이는 등 자국에 무력으로 맞선 하마스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하마스는 최근 이어진 로켓포 공격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가자지구 내 일부 무장 정파는 로켓포 공격이 예루살렘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이번 폭력 사태는 이슬람권의 금식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많은 사람이 모이는 다마스쿠스 게이트 광장을 이스라엘 당국이 폐쇄하면서 촉발됐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나와 식사를 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광장을 폐쇄하자,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차량 등에 불을 지르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레하바 등 극단주의 유대교 단체의 청년 회원들이 아랍인을 몰아내자며 맞불 시위에 나섰다.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 섬광 수류탄 등으로 강경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다치고 연행됐다.
또 아랍계 청년들이 유대인을 폭행하거나 반대로 유대교도들이 아랍계를 공격하는 영상이 틱톡을 비롯한 SNS에 퍼지면서 폭력 사태가 격화했다.
그 영향으로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의 관문인 칼란디아 검문소 인근에서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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