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은 이미 은퇴 표명…이사회 멤버 연임에 반대 투표 입장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한국명 황성국)과 거래하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본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의 대주주들이 주총에서 이사회 교체를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크레디트 스위스의 대주주인 해리스 어소시에이츠와 노르지스 뱅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오는 30일 주총에서 크레디트 스위스 이사회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케고스와의 파생상품 계약으로 55억 달러(한화 약 6조1천100억 원)의 손실을 본 크레디트 스위스는 주총을 앞두고 우르스 로너 회장이 은퇴를 선언했다.
다만 크레디트 스위스는 리스크관리위원회를 담당하는 안드레아스 고슬링과 베베린 스완, 아케고스와의 계약을 담당한 리처드 메딩스 등 이사회 멤버에 대해선 연임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이에 대해 크레디트 스위스 지분 8%를 보유한 투자회사 해리스 어소시에이츠는 고슬링에 대해 리스크관리의 책임자라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산하의 노르지스 뱅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도 분명한 책임 추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르지스 뱅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크레디트 스위스 지분 3%를 보유 중이다.
앞서 미국의 주주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도 크레디트 스위스 주총에서 회사와 주주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선 고슬링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이 이끌던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거래하다가 막대한 손실을 봤다.
지난달 아케고스가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자 골드만삭스 등 일부 투자은행은 발 빠르게 담보로 잡고 있던 주식을 처분해 손실을 최소화했지만, 상대적으로 대응이 늦었던 크레디트 스위스는 더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영국 금융 스타트업 '그린실 캐피털'과의 거래로도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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