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의 코로나 봉쇄조치 막기 위한 군병력 동원 가능성도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따지기 위한 상원의 국정조사를 앞두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북동부 바이아주 내륙지역에서 열린 고속도로 건설 공사 현장을 방문해 국정조사가 시작돼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봉쇄를 강화한 주지사들을 향해 경고성 발언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우리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해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와 백신 확보 부진 등을 둘러싼 국내외의 비판을 반박했다.
이어 그는 "주지사들이 헌법에 따른 일자리를 가질 권리와 신앙의 자유를 존중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지방정부의 봉쇄 조치를 막기 위해 군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주지사들의 봉쇄 조치를 비난하며 군병력 동원을 시사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으며, 이에 대해 군 수뇌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은 27일 국정조사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위원장단을 선출하고 국정조사 진행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위원은 모두 11명이며 4명은 여권, 7명은 야권으로 분류된다.
국정조사에서는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보건장관들이 잇따라 교체된 사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보건부가 과학적 근거 없이 말라리아약과 구충제를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 지방 정부의 방역 예산 전용 의혹 등도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조사를 통해 코로나19 부실 대응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사법 당국의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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