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기로 놓인 쌍용차…임단협 못 끝낸 르노삼성
1분기 생산량 작년보다 10% 줄어…17년만 최소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쌍용차[003620]와 르노삼성차, 한국GM 등 외국계 완성차 3사가 가중된 경영난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노조 파업까지 겹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를 제외한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자동차 생산량은 12만5천964대로 작년 같은 기간(14만290대)에 비해 1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1분기 기준으로 봤을 때 12만210대를 생산한 2004년 이후 17년만에 최소다.
1분기 내수 판매는 작년보다 23.8% 감소한 4만3천109대로 외환위기(1998년) 이후 가장 적었다.
법정관리 졸업 10년만에 다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는 협력업체의 납품 거부로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탓에 1분기 생산량이 작년보다 28.8% 감소했다.
이달에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협력사의 납품 거부로 지난 8일부터 2주 연속 공장 문을 닫았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기업회생과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해 회생 개시 결정을 미뤄 왔지만, 지난달 31일까지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LOI) 조차 받지 못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쌍용차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통해 신규 투자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향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임원 수를 현재 26명에서 16명으로 38% 감축하고, 전체 조직의 23%를 축소해 통폐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근 임원의 급여도 삭감한다.
르노삼성차는 내수 판매와 수출 감소로 인해 생산라인 근무를 주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한 상태다.
이에 따라 1분기 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5% 감소했다.
르노삼성차는 유럽으로 수출한 XM3가 현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음에 따라 물량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6월부터 2교대 근무로 다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해 임단협을 아직까지 체결하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는 직영사업소 축소와 순환휴업자 복직 등과 관련해 의견 차를 보이며 갈등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부터 확대 간부 40여명이 참여하는 지명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8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일찌감치 감산에 들어간 상황이다.
작년 1분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감했던 탓에 올해 1분기 생산은 4.1% 증가했지만, 반도체 부족으로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면서 지난달 생산량은 작년보다도 25.0% 감소했다.
지난 19∼23일에는 부평1·2공장 모두 휴업했다가 26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가동률은 5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창원공장도 절반만 가동한다.
특히 수출 효자 품목이자 인기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까지 휴업에 이어 감산에 들어가면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외국계 3사의 2분기 전망도 밝지는 않다. 5월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의 '보릿고개'로 예측되는 가운데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올해 본사로부터 신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해 실적 반등을 노릴 카드가 부족한 상황이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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