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경찰 아이디· 프로필 사진에 "우리가 데릭 쇼빈이다" 글
트위터 "합성 또는 조작 확실히 확인할 수 없는 상황" 거부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경찰(CPD)이 공식적으로 올린 것처럼 합성·조작된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트위터'에서 확산하고 있지만, 시카고 경찰의 항의에도 트위터 측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시카고 경찰은 2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카고 경찰 당국을 사칭한 허위 게시물이 최근 트위터상에서 화제가 된 사실을 발견하고 트위터 측에 삭제 또는 '허위 정보' 경고 문구를 붙여달라고 거듭 요청했으나 거부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주말부터 온라인을 달군 문제의 게시물은 미네소타주 전 경찰관 데릭 쇼빈이 조지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것과 관련, 시카고 경찰이 평결에 반대하고 경찰 입장을 옹호한 것처럼 보이는 조작된 게시물의 스크린샷이다.
시카고 경찰청 트위터 계정의 아이디와 프로필 사진 아래 "우리가 데릭 쇼빈이다"라는 글과 쇼빈 전 경관의 사진이 붙어있다.
해당 게시물은 6만 번 이상 리트윗(공유)되며 빠르게 확산했고, 인종차별·과잉진압 관행으로 전국적 논란이 된 바 있는 시카고 경찰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시카고 경찰은 "트위터에 '조작된 게시물'이라고 신고했지만, 트위터 측은 '플랫폼 운영 원칙에 위배되는 사항이 없다'며 아무런 조처도 취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게시물이 합성 또는 조작되었는지 확실히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고 메시지를 달거나 제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의 팩트체크 사이트 '스놉스'(Snopes)·폴리티팩트(Politifact) 등은 문제의 스크린샷을 조작된 것으로 판단했고, 로이터통신도 "시카고 경찰이 직접 트윗을 올린 증거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자 트위터는 "해당 게시물이 이미 압도적인 반응을 얻었고 답글 등을 통해 진위에 문제 제기가 된 상태"라며 시카고 경찰 측에 조처 불가 입장을 재전달했다.
트위터 측의 대응에 시카고 경찰은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시카고 경찰 측은 "해당 게시물은 우리의 가치에 반할 뿐만 아니라 허위 정보를 양산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허위 정보가 경찰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려 경찰관과 지역사회를 위험에 빠뜨리고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경찰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든다"고 비난했다.
시카고 경찰은 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에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허위 정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고, 페이스북은 해당 게시물에 '허위 정보' 딱지를 붙인 상태다.
문제의 게시물이 애초 어떻게 만들어져 어떤 경로로 유포되기 시작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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