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1분기에 영업이익 1조3천억원…전년보다 65.5% 증가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에 책임감 느껴…파운드리 사업 여러 옵션 고민 중"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3천2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5.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은 8조4천94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고, 순이익은 9천926억원(순이익률 12%)으로 전년보다 52.9%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올 초 반도체 시장 업황이 좋아지면서 직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호실적을 냈다"며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올해 PC와 모바일에 적용되는 메모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제품 수율이 빠르게 개선돼 원가 경쟁력이 높아졌고,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 3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 한 축인 D램은 모바일·PC·그래픽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 전 분기 대비 제품 출하량이 4% 증가했다.
또 다른 한 축인 낸드플래시는 모바일에 들어가는 고용량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이후 업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낸드플래시 역시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 같은 환경에 대응해 실적을 높일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D램은 2분기부터 12GB(기가바이트) 기반의 고용량 MCP(Multi Chip Package, 여러 종류의 칩을 묶어 단일 제품으로 만든 반도체)를 공급하겠다고 회사는 밝혔다.
또한 D램 주력인 10나노급 3세대(1z)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EUV(극자외선)를 활용해 올해 안에 4세대(1a) 제품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낸드플래시는 현재 128단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연내 176단 제품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반도체 수요 증가세와 향후 장비 수급 문제를 고려해 내년 집행할 예정이었던 투자를 앞당겨 집행하기로 했다.
이날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지원담당 노종원 부사장(CFO)은 "반도체 업계 전반의 공급 부족으로 장비 투자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길어진 장비 리드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과 설치 기간을 고려해 내년 투자분 일부를 올해 하반기에 집행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른 생산량 증가는 내년에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SKT)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의 "파운드리 투자 확대" 발언으로 촉발된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8인치 파운드리 확대 관련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당장 12인치나 선단 공정의 진출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운드리 사업에 대해 다양한 옵션을 놓고 고민 중이고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최근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에 대해 언급도 나왔다.
노종원 부사장은 "최근 문제가 되는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보며 대형 반도체 업체로서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이 나오는 대로 공유하며 반도체 생태계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노종원 부사장은 "지난해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체제 강화, 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중립위원회 참여 등 ESG 경영활동을 지속해 왔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등 RE100 달성을 위해 노력하며 ESG 모범 사례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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