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마지막 순간…주치의 "고통없이 주무시듯 가셨다"

입력 2021-04-28 10:04   수정 2021-04-28 12:03

정진석 추기경 마지막 순간…주치의 "고통없이 주무시듯 가셨다"
항상 주변에 '감사하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다른 이 위해 살라" 당부
2월 복부 대동맥류 파열로 고비 넘겼다가 위독해져 27일 선종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고(故) 정진석 추기경은 와병 중에도 의료진들에 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다른 이들을 위해 살라고 당부했다.
정 추기경의 주치의를 맡았던 서울성모병원 김영균 호흡기내과 교수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식이 있으실 때는 항상 주위 사람들에 '감사하다', '미안하다', '죄송하다'고 하시곤 했다"며 "의료진들에게는 항상 나를 위해 살지 말고 다른 이들을 위해 살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 옴니버스 옴니아), 즉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주겠다'는 정 추기경의 삶의 모토가 그대로 반영된 대화였다고 김 교수는 회상했다.
김 교수는 "정 추기경께서는 항상 본인이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후회 없이 행복하게 사셨다고 말씀하셨다"며 "마지막 순간에는 큰 고통 없이 하루 반 정도 주무시듯 하다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은 2월 21일 복부 대동맥류 파열로 몸에 심한 통증을 느껴 주변 권고로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의식이 사라져 혼수상태에 이르기도 했으나 3월에는 의식을 찾았다. 정 추기경이 의식을 찾자마자 주위 사람들에 "평화를 빕니다"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알려져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정 추기경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당시 침상에서 일어나 의자에 앉는 수준까지 회복하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혈압이 떨어지고 상태가 악화하면서 27일 선종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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