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경기 회복 후 3∼5개월 시차 두고 개선될 것"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정부는 메모리반도체에서 우리나라가 '초(超)선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력 확보에도 강력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한국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도를 할 것"이라며 반도체 관련 정부의 지원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SK하이닉스[000660]의 120조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전력, 용수 공급, 도로 등 기업이 애로를 느끼는 인프라에 대해 정부가 최대한 (지원을) 노력할 것"이라며 "시스템반도체 등은 첨단 연구개발(R&D) 세제 지원을 더 해서라도 (성장을) 가속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과 관련해서는 "대만의 TSMC가 주로 (차량용 반도체를) 많이 만들어내지만 한국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없는 게 아니라 그런 비즈니스 크기가 안 되는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GVC) 훼손이 큰 손실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해외에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통관을 대폭 간소화하거나 해외 확보 협상 등에서 예방접종, 자가격리 관련 지원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차량용 반도체 투자와 기술 개발 로드맵을 만들어 지원하고 기업간 연계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정부가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반도체 산업에 많은 역량을 쏟고 있어 다른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경제가 어려워지는 '네덜란드병'이 생길 수 있다는 해외 기관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럼에도 반도체는 4차 산업 시대에 필수적인 인프라 산업이기에 네덜란드병 우려보다는 산업 중요성이 더 부각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6% 성장해 코로나19 이전 경제 규모를 회복했으나 고용 상황이 여전히 어려운 것과 관련해서는 "경기 회복 후 3∼5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고용도 차츰 회복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아 기저효과도 있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고용 개선 효과도 따라올 것"이라며 "3월 취업자 증가 상당 부분이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분야 등인 것이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인구구조 변화를 보면 20대, 30대는 인구 자체가 줄어 취업자 수가 저절로 감소하고 있다. 30대 인구는 3월에도 14만명이 줄었다"며 "40대도 취업자가 17만명 줄었다고 하면 이 중 7만∼8만명은 저절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회복 속도가 1분기 들어 빨라지는 양상으로 판단한다"며 "2분기에라도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를 희망하는데 확진자 수와 방역 수준이 제일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방역단계 조정 여부를 이번 주에 판단해야 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다면 1분기에 올라온 민간소비가 다시 제약될 수 있다"면서도 "방역이 잡히면 비내구재 등 민생과 직결되는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상품권, 비내구재 소비 시 인센티브 등 민간소비를 끌어낼 수 있는 소비진작대책을 미리 준비했다가 필요하면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추가 편성에 대해서는 "방역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버팀목자금 지급에 총력을 다할 것이고 추가적인 추경은 전혀 생각한 바 없다"고 밝혔다.
재정건전성 우려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재정에 의한 성장 견인이 불가피했고 재정의 성장기여도가 높은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라며 "객관적인 수치로 보면 선진국과 비교해 재정 여력이 월등히 양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고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이것을 보고 있다"며 "증가 속도가 가파른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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