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차량 공유서비스 기업인 우버(Uber)가 전기자전거 공유 자회사인 우버 점프를 매각하면서 남아돌게 된 자전거가 케냐에서 학생들의 등하교에 유용하게 쓰여 눈길을 끌고 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저소득층 가정에서 태어난 프레시어스 몽이나(13)는 등하굣길에 버스비를 마련하기 어려울 때면 종종 1시간 반을 걸어서 등교하고 하굣길도 같은 시간이 걸려 해질녘이 지나서야 집에 도착하곤 했다.
하지만 우버 점프의 자전거 사업 매각으로 남아도는 자전거를 이용해 프레시어스는 이제 30분이면 학교에 당도할 수 있다고 케냐 일간 데일리 네이션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우버 점프의 동아프리카 사업을 담당하던 로이크 아마도와 그의 아내 발레리 슈퍼는 나이로비의 몇몇 비공식 거주지에 있는 학교에 500여 대의 자전거를 기부하고 150여 대의 자전거는 단거리 이동용 임대사업에 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마도는 "점프 부서가 문을 닫은 후 남아도는 자전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살펴보았고, 이 예쁜 자전거의 용도를 바꾸고 학생들이 직면한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젊은 부부는 우선 케냐 내 다수 관광지에서 자전거 대여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나이로비의 카루라 휴양림, 은공 숲, 헬스게이트, 디아니 해변, 와타무 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나이로비 도심과 교외 지역의 단거리 여행자들도 고객 목록에 올렸다.
그들은 아직 임대료에 대해 결론을 내리진 않았지만, 최대 2시간 사용에 750실링 ~1천 실링(약 1만원)의 가격을 책정해 놓고 있다.
대여 자전거는 전동식이며 페달 보조 기능이 있어 페달을 밟는 동안 힘을 주고 시속 32km까지 달릴 수 있는 배터리도 장착돼 있다.
이 사업 아이디어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 외에도 비공식 정착지 주민들에게 고용 기회도 만들어냈다.
아마도는 "우리는 자전거를 수리할 수 있는 몇몇 훌륭한 정비공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자전거를 기증받은 학교의 교사들은 만족감을 표하며 자전거가 학생들에게 등하교의 피로감을 덜어줘 학교의 평균 성적을 향상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겼다.
하지만 미국의 여러 지역을 거쳐 자전거를 운송하고 케냐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까다로운 케냐 표준청의 사전 적합성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물류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냐 세관은 국외에서 들여오는 기증 물품에 대해 면세 혜택도 제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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