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쇠락…가정간편식 출시 등 활로 모색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한식 뷔페 식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존폐의 기로에 섰다.
몇 년 전만 해도 주요 한식 뷔페 브랜드는 총 100개가 넘는 매장을 거느리고 있었지만, 지금은 '빅3' 업체를 모두 합쳐 매장이 8개만 남아 있다.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한식 뷔페 매장은 이달 현재 이랜드이츠의 '자연별곡'이 5개로 가장 많고,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이 2개다. 신세계푸드의 '올반'은 1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들 1~3위 업체의 매장이 2017년 말 기준 계절밥상 54개, 자연별곡 44개, 올반 15개 등 113개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3년여 만에 14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4위 업체 풀잎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풀잎채는 지난해 하반기 경영 위기로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한식 뷔페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풀잎채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매장은 없으며, 추후 개점 계획도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빅3 업체의 앞날도 여전히 어둡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식 뷔페 매장을 운영하는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 소비자들이 집밥을 먹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굳이 돈을 주고 한식뷔페를 찾으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식 뷔페의 주 고객층이 주부인데 초·중·고교 등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들이 낮에 외식을 즐길 여력이 없어진 것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외식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애매한 정체성, 공급 과잉 등도 한식 뷔페 식당의 쇠락 배경으로 꼽았다.
장수청 전 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장(미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은 "1만∼2만원대의 한식 뷔페가 추구하는 가치가 분명치 않다"며 "5천∼8천원짜리 실속형 뷔페도 아니고 10만원 전후의 고급 뷔페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계절밥상이 나온 뒤 자연별곡이 등장하는 등 서로 비슷한 브랜드가 나와 유행을 탔다"며 "코로나19 영향 이전에 그간 공급 과잉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식 뷔페 브랜드들은 남아 있는 매장을 고급형 프리미엄 매장으로 운영하는 한편 높은 인지도를 활용해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내놓으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CJ푸드빌은 부대찌개와 강된장 볶음 등 계절밥상 인기 메뉴를 간편식으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역시 올반 브랜드를 이용해 국·탕·찌개 등 다양한 간편식을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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