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시험도 없이 백신 관련 허위 정보 고의 유포" 주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개발자 측이 이 백신의 사용 승인을 거부한 브라질 보건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V 개발 지원과 해외 공급 및 생산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이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브라질의 보건 분야 규제기관인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이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시험하지도 않고 고의로 거짓되고 부정확한 정보를 유포한 데 대해 브라질에서 Anvisa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Anvisa의 의약품 및 및 생물학제품 감독실은 앞서 스푸트니크 V 백신 시험용 샘플을 받지 못했으며, 이 때문에 이 백신의 전달체로 쓰이는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시험을 실시하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 측은 Anvisa가 자체 시험도 없이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Anvisa는 앞서 지난 26일 스푸트니크 V 도입과 자국 내 사용 승인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회의 뒤 감시국 이사 5명 전원의 동의로 백신에 대한 승인을 재차 거부했다.
Anvisa의 의약품 및 생물학제품 감독실 실장은 승인 거부 이유로 "우리의 주의를 끈 비판적 요소 가운데 하나는 이 백신에 증식이 가능한 아데노바이러스가 있다는 점"이라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운반을 위한 벡터(전달체) 역할을 하는 아데노바이러스가 스스로 증식할 수 있는 안전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푸트니크 V는 인간 감기 아데노바이러스 26형과 5형을 전달체로 이용하는 벡터 방식 백신이다.
벡터 백신은 인체에 해를 주지 않도록 처리한 전달체 바이러스에 코로나19의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유전자를 넣어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스푸트니크 V와 마찬가지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방식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백신은 최근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희귀 혈전증이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됐는데, 일각에서는 전달체 아데노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과잉 면역반응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스푸트니크 V의 전달체 아데노바이러스는 체내에서 자체 증식을 할 수 없도록 처리됐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Anvisa는 지난 1월에도 스푸트니크 V 백신이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는 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승인을 거부했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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