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앓아…사망전 검사서 코로나19 항체 거의 없어"
"면역 체계가 손상된 이들에게는 백신 효과 덜할 수도"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70대 남성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지 한 달만에 코로나19로 사망해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일리노이주 보건당국은 29일(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발표하면서 시카고 교외도시 플로스무어 주민 앨런 스폰(75)이 백신 접종 완료 후 코로나19에 걸리는 소위 '돌파감염'(breakthrough infection)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스폰이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두 주가 지난 지난달 중순, 홀가분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코로나19 극복 기념 저녁식사 모임을 가졌다면서 "며칠 후 참석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왔고 이어 스폰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약 두 주 만인 지난달 29일 스폰은 숨졌다. 2차 백신을 맞은 지 한 달 만의 일이다.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을 끝낸 후 최소 14일이 지나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돌파감염으로 부른다"면서 "돌파감염 사례는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드물게 병원 치료가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현재 접종되고 있는 백신이 면역 체계가 손상된 이들에게는 효과가 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BC방송에 따르면 스폰은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을 앓고 있었으며 사망 전 검사에서 코로나19 항체를 거의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그의 가족이 전했다.
스폰의 딸은 "항체검사를 해보았더라면 아버지를 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더 많은 이들이 항체검사에 관해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미국 전역에서 8천700만여 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며 이들 가운데 7천100여 명에게 돌파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여성이 4천580명으로 64%를 차지했고, 60세 이상이 3천265명(46%), 무증상 감염 2천78건(31%), 입원치료를 받은 사람 498명(7%), 사망자 88명(1%)으로 각각 집계됐다.
시카고대학 의대 전염병 전문가 스티븐 슈란츠 박사는 "어떤 백신도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현재 접종되고 있는 백신의 효능은 매우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것이 돌파감염 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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