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 "중대한 재난…일요일 '애도의 날'로 지정"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메론 지역에서 열린 유대교 전통 축제 중에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 희생자가 45명으로 늘었다.
현지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와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긴급 대응 당국은 이번 사고로 총 45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됐다. 부상자 21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4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당국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행사 참가자들이 이동하던 중 계단에서 수십 명이 넘어지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축제 참가자 아브레이미 니빈은 "이동하는 인파 중에 앞줄에서 몇 명이 미끄러져 넘어졌고, 이어 뒤따르던 사람들이 쓰러진 사람 위에 깔리기 시작했다"면서 "(축제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증언했다.
참사는 29일 밤 12시께 '톨돗 아론 하시딕' 종파가 모인 축제장에서 등불 점화식 직후 벌어졌다.
등불에 불을 붙이자 축제장에 빼곡히 들어찬 인파가 춤을 추기 시작했고, 이후 사람들은 출입구 쪽으로 이동했다.
현지 언론은 축제장 출입구가 경사가 지고 좁은데다 금속 재질의 바닥이라 미끄러웠다고 전했다.
폭이 좁은 출입 통로에 인파가 가득 들어찬 상태에서 앞서가던 유대인들이 넘어졌고, 연이어 뒤따르던 사람이 쓰러졌다고 하레츠는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당국이 축제 참가 인원을 제한했지만, 허용 인원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린 게 화근이 됐다.
올해 이스라엘 당국은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 점을 고려해 이번 행사에 1만명이 모일 수 있도록 허가했지만, 이스라엘 전역에서 버스 650대를 타고 3만명이 메론 지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메론 지역에 9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불법으로 라그바오메르 행사가 열렸고, 경찰이 이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폭동이 일어나 수백 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압사 사고는 중대한 재난이며 "일요일(5월 2일)을 '애도의 날'로 지정하고 모든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 북부 메론산에는 유대교 전통 축제 '라그바오메르'를 맞아 수만명이 운집했다.
라그바오메르는 신비주의 유대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랍비 시몬 바 요차이를 기리는 축제다.
라그바오메르날 유대인들은 '영적인 빛'을 상징하는 등불 점화식을 한 뒤 춤추고 기도하며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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