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인터뷰…"영변 핵시설, 2009년 이후 증축…낡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무기가 45개에 달할 것이라는 북핵 문제에 정통한 미국 핵 과학자의 분석이 나왔다.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연구원(박사)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추산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지금까지 생산했다고 추정되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의 양을 고려하면 20~6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45개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라고 말했다.
다만 "45개를 만들 정도의 핵분열물질을 갖고 있다는 뜻이지, 꼭 핵무기 45개를 지금 다 만들어놓은 상태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현재까지 플루토늄 25∼48㎏을 생산했고, 고농축우라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600∼950㎏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플루투늄 폭탄 1개에 플루토늄이 5㎏ 정도 들어가고, 고농축우라늄 폭탄에 고농축우라늄이 25㎏ 정도 들어간다는 게 합리적인 추산치"라면서 이를 토대로 북한이 핵무기 45개를 보유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량은 쉽게 추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5메가와트(5MWe) 원자로의 가동 여부를 위성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다.
반면 우라늄의 경우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시설이 작아서 생산량을 정확히 추정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2010년 영변 핵시설을 방문했을 때 원심분리기 시설에 약 2천개의 원심분리기가 있었고, 2013년 해당 건물이 약 2배 커져 그때부터 약 약 4천개가 가동 중일 것으로 예측했다.
자신의 방북 당시 북한에 영변 핵시설 외에도 최소 1개의 원심분리기 시설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전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수소폭탄을 만들 수 있냐는 물음에는 수소폭탄 몇 개를 만들 수 있을 만큼의 삼중수소를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다만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기술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서 헤커 박사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이 낡고 더는 쓸모없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북한은 2009년 이후 영변 핵단지에 새 원심분리기 시설을 짓고 이후 규모를 2배로 키웠다. 현재 새 원자로를 세우고 있고, 농축에 필요한 육불화우라늄 생산시설도 지었다. 여기에 연료가공 시설과 삼중수소 분리시설로 보이는 곳도 새로 지었다"고 열거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영변은 낡았다고 말할 때마다 웃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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