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서는 '플래시몹' 거리 시위…전날 이어 폭발물 잇따라 터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지난 1일로 석 달째를 맞이한 가운데 2일에도 미얀마 곳곳에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군부 독재 반대를 외쳤다.
2일 현지 매체 및 외신에 따르면 최대 도시 양곤을 비롯해 제2의 도시 만달레이, 남부 칼레와 다웨이 등에서 거리 시위가 이어졌다.
양곤에서는 군경의 단속을 피하고자 '플래시 몹' 형태의 시위가 며칠째 이어졌다. 플래시몹이란 불특정 다수가 특정한 시간·장소에서 만나 약속된 행동을 하고 흩어지는 모임이나 행위를 일컫는다.
이들은 "민주주의 쟁취가 우리가 가야 할 길, 군부독재를 쓰러뜨리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 등의 구호를 외쳤다.
SNS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시민들이 이들 행렬 주변에서 영화 헝거게임에서 비롯된 저항의 상징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지지하는 모습이 찍혔다.
만달레이 지역에서는 승복 차림의 승려들이 거리 시위를 이끌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만달레이에서 사복 차림의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소총을 겨누는 사진을 전했다.
동부 샨주에서는 시위대가 "우리는 군부에 결코 지배당할 수 없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샨주 시포구(區)에서는 군경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1명이 사망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동료 시위대 중 한 명은 AFP 통신과 통화에서 "그는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고 말했다.
미얀마 나우는 중부 사가잉 지역 웻렛에서 시위를 준비하던 20대와 40대가 각각 총에 맞아 40대 남성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총에 맞은 20대는 군경이 어디론가 데려가 생사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옥(玉) 광산으로 유명한 북부 카친주 파칸에서도 군경이 쏜 총에 맞아 한 명이 숨졌다고 카친 뉴스 그룹이 목격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1일 현재 군경 폭력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이는 759명이다.
양곤에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폭발이 잇따랐다.
현지 매체 킷팃 미디어는 오전 양곤의 경찰 막사 바깥에서 폭발이 있었고, 이후 다른 지역에서도 폭발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군부는 전날 밤 국영방송을 통해 "지난 36시간 동안 최소 11차례의 폭발 사건이 있었고, 이 중 대부분이 양곤에서 일어났다"고 보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국영방송은 "국가 안정을 원하지 않는 일부 폭도들이 정부 건물과 공공 도로에 사제 폭탄을 던지거나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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