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18%가 1·2차 접종" 주장…언론 집계로는 7.5%에 그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보건장관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부풀려 논란이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유력 매체들이 참여한 언론 컨소시엄에 따르면 마르셀루 케이로가 보건부 장관은 이날 경제단체인 상파울루주 산업연맹에서 기업인들을 만나 "지금까지 국민 18% 이상이 백신 1·2차 접종을 마쳤다"면서 "이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며 7천만 회분 이상의 백신이 공급됐기 때문에 접종률은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 컨소시엄이 각 주 정부를 통해 집계한 전날까지 백신 1차 접종자는 전체 국민의 15%인 3천187만5천600여 명이며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7.49%인 1천586만9천900여 명이다.
언론 컨소시엄이 밝힌 1·2차 접종자는 케이로가 장관의 주장과 비교해 절반도 되지 않는다.
보건부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사망자 집계 기준을 임의로 바꾸면서 신뢰 추락을 자초했고, 이것이 언론 컨소시엄 구성의 배경이 됐다. 케이로가 장관의 백신 접종률 부풀리기는 보건부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케이로가 장관은 올해 말까지 모든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계획을 거듭 확인했다.
케이로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세계보건기구(WHO) 주관으로 마련된 기자회견을 통해 브라질이 연말까지 5억 회분의 백신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백신이 남는 국가에 대해 기부를 촉구했다.
케이로가 장관은 기술 이전과 자체 생산을 위한 파트너십, 외국 제약회사와의 계약,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등을 통해 백신을 확보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올해 말까지 모든 국민에게 접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케이로가 장관은 보건 분야 규제기관인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이 승인하면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도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에 포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위생감시국은 지난 1월 스푸트니크V 백신이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는 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승인을 거부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스푸트니크V 도입과 자국 내 사용 승인 문제를 검토한 회의 뒤 승인을 재차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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