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부호…동등한 부부로 '천문학적 결별' 예약
베이조스, 재작년 아마존 주식 4%인 45조원 이전
머독·멜깁슨·스필버그·조니뎁·마이클 조던 등도 눈길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홍준석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3일(현지시간) 아내 멀린다 게이츠와 이혼하기로 하면서 재산 분할액도 천문학적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전 세계 부호 순위를 평가하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재산은 1천305억 달러(약 146조2천억 원)로 세계 4위 수준이다.
아직 재산 분할 방식과 규모를 포함한 구체적인 절차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역대 가장 값비싼 이혼 기록 중의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법원에서는 결혼 기간과 배우자의 재산 형성 기여도 등을 고려해 재산 분할액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게이츠 부부의 이혼신청서를 접수한 시애틀 킹카운티 지방법원이 속한 워싱턴주는 특히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 대한 합의가 없을 경우 재산을 50대50으로 나누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로펌 '매킨리 어빙'에서 가사소송을 주로 담당하는 재닛 조지 변호사는 "50대50 분할이 의무는 아니다"며 "법원은 무엇이 정의롭고 공정한지에 따라 분할액을 늘리고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변호사는 "재산분할 내용은 사적 계약에 숨겨져 있어 대중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예매체 TMZ를 인용해 게이츠 부부가 재산분할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4년 결혼해 27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한 데다 멀린다 게이츠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회사의 마케팅 매니저였던 점 등이 고려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두 사람의 이름을 붙여 사회 공익사업을 벌이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할 만큼 아내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앞서 기업인의 이혼 중에는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 총수 제프 베이조스의 2019년 사례가 '역대급'으로 남았다.
베이조스는 재산 분할로 아마존 전체 주식의 4%, 금액으로 환산하면 383억 달러(약 44조 8천억원)를 헤어지는 배우자 매켄지 스콧에게 넘겼다.
베이조스는 당시 재산분할 뒤에도 1천148억 달러(약 134조원) 상당의 아마존 지분을 소유해 세계 최고 부호 자리를 유지했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은 지난 1998년 31년의 결혼 생활을 이혼으로 마무리했다.
이들의 이혼 조건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재산 분할액이 17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에서는 영화배우 멜 깁슨 이혼의 재산 분할 액수도 상위 기록으로 남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멜 깁슨은 지난 2006년 이혼하면서 4억2천500만 달러를 당시 아내에게 넘겼다.
이는 멜 깁슨 자산의 절반으로 할리우드 이혼사에서 최고액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결혼한 지 4년만인 1989년 파경을 맞으면서 재산 분할액은 1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타 커플로 주목을 받았던 조니 뎁과 앰버 허드는 15개월 만에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으며, 앰버 허드는 700만 달러를 받아 모두 기부했다.
이후 조니 뎁의 가정 폭력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루한 법정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스포츠 스타 중에는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이름을 올렸다.
마이클 조던은 지난 2006년 17년간의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1억6천800만 달러를 당시 아내에게 내놨다.
또 골프 선수인 타이거 우즈도 교통사고 후 외도 사실이 드러나면서 6년간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2009년 이혼 당시 합의금으로 1억1천만 달러를 지불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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