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관, 발트해 환경에 심각한 피해 위험"…미국 제재로도 건설 차질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와 추가 제재 경고에도 발트해 해저를 통해 자국에서 독일로 연결되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내에서 가스관 건설이 야기할 환경 피해를 두고 법정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자연보호연맹(NABU)은 3일(현지시간) 함부르크 행정법원에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과 관련한 소송을 제기했다.
NABU는 지난 1월 함부르크의 연방 해양수송·수로국(BSH)이 발트해 해역의 독일 배타적경제수역(EEZ) 16.5km 구간에 가스관 건설을 허가한 것을 문제 삼았다.
환경운동가들은 가스 유출이 발트해 자연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특히 해당 구간은 조류들의 둥지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NABU의 소송으로 BSH가 내준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 허가 효력은 일단 5월 말까지 중단됐다.
하지만 BSH 대변인은 4일 타스 통신에 NABU 소송은 지난 1월 중순 내준 공사 허가 기간(9월 말부터 5월 말까지)에만 효력 중지 효과를 지닌다면서, 5월 말부터는 가스관 건설 작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그 근거로 이미 지난 2018년에 5월 말부터 9월 말까지 공사 허가가 났음을 들었다.
러시아는 자국 북부에서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기존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의 수송 용량을 확장하기 위한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을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 공정은 막바지 단계까지 진행됐으나, 미국 측의 제재 경고로 2019년 12월 건설 공사를 하던 스위스 기업 '올시즈'(Allseas)가 공사를 포기하면서 1년 정도 중단됐다.
그러다 2020년 12월 러시아 부설선 포르투나가 독일 구간에서 작업을 재개했고, 지난 2월 초부턴 덴마크 구간에서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턴 두 번째 러시아 부설선 아카데믹 체르스키도 공사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2천460km의 가스관 건설은 현재 95% 이상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독일과 덴마크 구간 120km 정도만 남았다고 사업 주최측이 지난달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이 개통되면 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더 높아져 러시아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하루 전인 지난 1월 19일 가스관 부설 공사를 진행하던 러시아 부설선 포르투나와 선사 KVT-RUS를 제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가스관을 깔고 있는 선박들의 보험사와 자재 및 선박을 제공하는 기업들을 추가로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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