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인터뷰 "중국과 대화위한 대화 아닌 성과지향적 관여 원해…북핵논의 있을 것"
"中 억누르려는 것 아냐…국제규칙 기반한 질서 유지하려는 것"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북한과 이란 문제 등 여러 현안에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무부가 배포한 녹취록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상적인 과정으로 일을 해나가는 부분으로써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지금 그들(중국)과 이란 문제에 대해 관여하면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준수로 복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심의 여지 없이 앞으로 북한 및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중국과)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기후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고 말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거론하며 "우린 분명히 겹치는 이해관계를 갖고 관여하는 매우 다양한 분야가 있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다만 "그것을 넘어,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성과 지향적이고 실제로 일을 성사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관여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런 언급은 이란과 북한 이슈를 거론하며 중국과 그 같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측면을 강조한 것으로, 바이든 정부가 비록 중국을 최대의 위협으로 규정했지만 협력할 분야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북한을 예시한 것은 그만큼 북한 핵 문제에 있어서 성과를 내고 싶다는 바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출범 직후 새로운 대북정책을 예고한 바이든 정부는 최근 외교에 방점을 둔 개략적인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목표를 제시하면서 "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북 외교에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톱다운 방식,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구사했던 전략적 인내 정책을 거부하고 대북 압박 속에서 관여의 수준을 이전 정부와 달리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중국을 억누르려거나 제압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가 말하는 것은 수십 년간 노력을 기울인 국제적인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유지하는 것으로, 이를 훼손하려는 이가 누구든 우린 그것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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