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24시간 만에 해임 안 돼"…흑인사회 강력 반발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비무장 흑인 청년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하게 했다는 이유로 즉각 해임된 백인 경찰관이 1년도 안 돼 복직돼 미국 애틀랜타 흑인사회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애틀랜타 행정위원회(CSB)는 5일(현지시간) 비무장 흑인에 대한 총격으로 해임된 백인 경찰관 개럿 롤프의 복직을 명령했다고 현지 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이 보도했다.
공무원의 징계를 심사하는 이 위원회는 애틀랜타 시장이 사건 발생 24시간도 안 돼 롤프를 해임한 것은 적법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결정했다.
롤프 경관은 지난해 6월 12일 애틀랜타에서 흑인 청년 레이샤드 브룩스(27)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당시 브룩스는 패스트푸드 드라이브 스루 통로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자 경찰관들에게 저항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롤프 경찰관은 브룩스가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빼앗아 달아나자 총격을 가했고, 브룩스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사건은 백인 경찰의 폭력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 후 한 달도 안 돼 발생했다.
성난 시위대는 브룩스가 숨진 패스트푸드 매장에 불을 지르고,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 등 도심 곳곳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사건 발생 하루도 안 돼 롤프를 해임했고, 에리카 실즈 경찰서장은 사퇴했다. 풀턴 카운티 검찰은 중범죄 살인 등 11개 혐의를 적용해 롤프 경관을 기소했다.
위원회의 복직 결정에 보텀스 시장은 성명을 발표하고 자신의 결정을 옹호했다.
보텀스 시장은 "당시 심각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롤프 경관을 해임한 나의 결정은 옳았다"며 "당시 즉각적인 조치가 없었다면 시 전체의 치안이 심각하게 악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롤프 경관은 복직 결정에도 현장 업무에는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롤프 경관의 재판 전 석방 조건에 총기 사용 금지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분간 행정 업무에 배치될 것이라고 애틀랜타 경찰은 밝혔다.
롤프 경관의 복직 결정에 피해자 브룩스의 유족과 애틀랜타 흑인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브룩스 유족 측 변호인인 저스틴 밀러는 "유족은 매우 실망하고 있다. 롤프 경관은 브룩스의 유족보다 더 많은 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대는 애틀랜타 시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복직 결정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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