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숙성한 샤토 페트뤼스 2000 팝니다…"11억 넘을 듯"

입력 2021-05-06 20:01   수정 2021-05-06 20:57

우주서 숙성한 샤토 페트뤼스 2000 팝니다…"11억 넘을 듯"
2019년 11월 우주로 보내졌다가 올해 1월 귀환한 12병 중 한 병
지구 보관 와인보다 "더 숙성됐고 부드럽다" 평가 나와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우주에서 14개월 숙성한, 이 세상 단 한 병뿐인 와인 '샤토 페트뤼스 2000'의 가격은 얼마일까?'
CNN 방송은 5일(현지시간) 경매사 크리스티가 14개월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무중력 상태로 숙성됐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온 샤토 페트뤼스 2000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우주에서 숙성된 샤토 페트뤼스 1병, 비교를 위해 지구에서 보관한 같은 빈티지의 샤토 페트뤼스 1병, 디캔터와 와인잔, 운석으로 만든 코르크스크루 등이 주문 제작한 통에 담길 예정이다.
크리스티는 이 와인을 경매보다는 즉시 판매 형태로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의 와인·증류주 국제부문 담당자인 팀 트립트리는 판매가가 100만 달러(약 11억2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미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 와인은 우주 역사를 가진 매우 특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와인 전문가와 우주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흥미를 불러 모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와인은 룩셈부르크 스타트업 '스페이스 카고 언리미티드'가 2019년 11월 농업 연구를 목적으로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화물선 '카고 드래건'에 실어 보낸 12병의 와인 중 한 병이다.
올해 1월 지구로 귀환한 이들 와인 중 단 한 병만 판매된다.
8병은 추가 연구를 위해 보관되고, 3병은 이미 지난 3월 와인 전문가 등의 테이스팅을 위해 사용됐다.
당시 테이스팅에 참여한 와인 전문가 제인 앤슨은 "우주 와인의 중심부 색깔은 뚜렷하지만, 가장자리는 벽돌색을 띤다. 지구의 와인보다 조금 더 숙성됐고, 타닌이 더 부드럽다. 꽃향기가 좀 더 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 와인'은 숙성 기간이 2∼3년 더 지난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만약 오늘 밤 당장 와인을 먹어야 한다면 '우주 와인'이 좀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 카고'는 이번 와인 판매 대금을 농업에 변혁을 일으키기 위한 '미션 와이즈'의 남아있는 우주 실험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샤토 페트뤼스는 프랑스 보르도 포므롤 지역에서 메를로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통상 보르도 '5대 샤토'라 불리는 와인보다도 비싼데, 일반적으로 2000년 생산된 제품의 가격은 6천 달러(약 670만원) 수준이다.
2000년에 생산된 보르도 와인은 애호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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