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국군, 캠벨의 발언에 분명함 결여됐다고 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대해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 전략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의 최근 발언 이후 미국이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조정할 것인지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캠벨 조정관은 지난 4일 파이낸셜타임스(FT) 주최 포럼에서 대만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에서 '전략적 명확성' 전략으로 변경할 경우 위험이 수반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전문가들이 미국이 대만을 지킬 것임을 중국에 분명히 하기 위해 대만에 대해 '전략적 명확성' 전략을 취해야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전략적 명확성'에는 중대한 단점(불리한 점)들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외교와 국방 혁신, 우리의 역량을 포함하는 진정 통합된 메시지를 중국 지도부에 보내는 것"이라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일련의 야심차고 위험하며 도발적인 스텝을 고려하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오랜 기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인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유지해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캠벨 조정관의 발언에 대해 "'전략적 명확성'에 대한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SCMP는 캠벨 조정관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분명함이 결여돼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의 발언 이후 미국의 대만 정책에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는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포럼에서 미중이 충돌할 경우 국지적 분쟁에 그치지 않고 신속히 확전이 진행될 것이며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세계 경제적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이 홍콩의 민주주의 탄압에 대해 '처벌을 면했다'고 판단하고, 대만에 대한 행동을 취할 때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이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며 위기시 대화에 나설 것을 확인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국 간에는 냉전 때와 비슷하게 위기 방지 체제가 구축돼 있으나 중국이 이의 이용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설명없이 "우리 사이에는 핫라인이 있다. 몇번 사용하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빈방에서 전화벨만 울렸을 뿐"이라고 밝혔다.
마카오 군사전문가 앤토니 웡은 미중 간 핫라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캠벨 조정관의 발언이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핫라인에 대답을 거부하는 것은 양국 간 긴장 속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에 자문하는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미중 간의 설전이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지난달 23일 중국 군함의 전개 작전 이후 2주간 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활동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캠벨이 양국 간 위기통제 체계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경고했지만 중미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려 노력한다는 신호들이 있다"며 "양국 모두 정치적 긴장을 완화하려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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