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 떼죽음 내몰뻔한 중국 반려동물 '랜덤 박스'

입력 2021-05-08 15:58  

개·고양이 떼죽음 내몰뻔한 중국 반려동물 '랜덤 박스'
150여마리 산 채로 판매하려다가 동물구조 활동가에 고발돼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에서 택배를 이용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대거 '랜덤 박스' 방식으로 팔려던 이들이 적발돼 대중의 분노를 자아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쓰촨성 청두(成都)시 우정국은 택배사 중퉁(中通·ZTO)의 한 지점이 불법으로 산 동물을 대량으로 배송하려 한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청두의 한 동물 구조센터 활동가들은 이곳 직원들이 개와 고양이 156마리를 작은 상자에 각각 포장해 화물차에 실은 것을 발견해 당국에 고발했다.
개와 고양이들을 담은 플라스틱 상자는 비닐 포장재로 둘러싸여 안에 등 동물들이 숨을 쉬기 어려운 상태였다.
발견 당시 이미 네 마리는 죽은 채였다.
구조 단체 대표인 천위롄은 "트럭 문이 닫혔다면 동물들은 분명히 질식해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청년보는 청두의 한 애완동물 시장이 인터넷에서 이 동물들을 랜덤 박스 방식으로 판매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고객들은 어떤 동물이 들어있는지 모른 랜덤 박스 하나를 사는 데 보통 20∼30위안(약 3천400∼5천200원) 정도를 지불한다고 전했다.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는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랜덤 박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피규어 업체 팝마트(POPMART·泡泡瑪特)는 중국에서 랜덤 박스 열풍을 일으킨 대표적인 업체다.
하지만 안에 든 물건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재미를 위해 생명이 있는 동물을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택배 상자 안에 넣었다는 소식에 중국인 다수는 크게 분노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파는 사람이나 택배 회사 모두 미쳤다"며 "그들에게 양심이 있는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법으로는 엄연히 금지되어 있지만 중국에서는 위험한 택배를 이용해 산 애완동물을 거래하다가 문제가 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작년 10월에도 중국 허난성의 한 물류창고에서 개, 고양이, 토끼, 햄스터 등 택배 상자에 담긴 5천여마리의 애완동물이 발견됐는데 이 중 4천마리는 모두 죽은 상태였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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