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에는 호재인데 국내 수출기업에는 부담 가중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해상 화물운임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항공 화물운임까지 급등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8.48달러를 기록했다.
항공 화물운임은 지난해 12월 1㎏당 7.5달러를 기록한 이후 3개월간 하락해 올해 3월에는 1㎏당 5.48달러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지난달 항공 화물운임은 지난해 동기(5.69달러)를 훌쩍 넘어섰고, 지난해 최고가(7.73달러)도 경신했다.
항공 화물운임 상승은 해상 운임 상승에 따라 해상 대신 항공 운송을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월말 수에즈 운항 통항 중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기 운항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여전히 항공화물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주 연속 3천선을 넘었다. SCFI는 이달 7일 전주 대비 5.58포인트 내린 3천95.16을 기록했다.
애초 올해 글로벌 항공사들의 항공운송 공급이 확대하면서 화물운임도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오히려 운임이 상승하면서 국내 대형항공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3월 화물 수송량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4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화물 운송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3월 전국 공항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8만7천989t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미주, 일본, 중국, 유럽 전 노선에서 화물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한항공은 전년 대비 27.1%, 아시아나항공은 8.1% 운송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1분기 화물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물 운임 상승이라는 '호재'에도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웃을 없는 상황이다.
LCC들은 여객 수요 감소로 화물 운송을 강화하고 있지만, 화물기 부재로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089590]은 3월 인천~베트남 호찌민 노선 취항으로 현재 3개의 화물 노선을 운항 중이고, 티웨이항공[091810]은 B737-800 여객기 27대 중 3대를 화물 전용기로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에 여객 수요는 회복하지 못했지만, 화물 수요는 코로나 전 수준을 넘어섰다"며 "화물 운송 비중이 큰 대형항공사와 LCC 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해운에 이어 항공 화물운임까지 급등하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약정된 금액으로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대기업과 달리 단기 계약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들에 높은 운임이 더욱 부담으로 다가온다.
정부는 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임시선박 투입, 운임 지원 등을 확대해 수출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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