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치료했던 의사 실종 나흘 만에 나타나…"건강 양호"

입력 2021-05-10 18:53   수정 2021-05-1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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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치료했던 의사 실종 나흘 만에 나타나…"건강 양호"
"사냥 위해 들어갔던 숲에서 30여km 떨어진 마을로 스스로 나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졌던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한동안 입원했던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의 전직 최고 의료 책임자가 실종 나흘 만인 10일(현지시간) 스스로 건강하게 나타났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옴스크 제1구급병원' 수석의사로 재직하다 이후 옴스크주 주정부 보건장관이 된 알렉산드르 무라홉스키(49)는 지난 7일 사냥을 나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옴스크 주정부 공보실은 이날 "무라홉스키 보건장관이 바슬라 마을에서 사람들에게 나타났다"면서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현재 볼셰우콥스키 지역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재난당국 관계자는 무라홉스키가 지난 7일 마지막으로 떠났던 사냥 기지에서 약 32km 떨어진 곳의 숲에서 마을로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 관계자는 9일 "지난 7일 옴스크주 볼셰우콥스키 지역 포스펠로보 마을에 있는 사냥 기지에서 사륜오토바이를 타고 숲속으로 들어갔던 무라홉스키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8일 경찰로 접수됐다"고 공개했었다.
경찰과 재난당국 대원,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은 헬기와 드론까지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무라홉스키를 찾아내지 못했었다.
무라홉스키가 떠난 사냥 기지에서 6.5km 정도 떨어진 곳에선 그가 타고 나간 사륜오토바이만 발견됐다.
이 때문에 현지에선 그가 실종 후 피살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무라홉스키는 지난해 11월 옴스크주 보건장관으로 이직하기 전까지 옴스크 제1구급병원 수석의사로 재직했다.
이 병원에선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의식을 잃었던 나발니가 사흘 동안 검사와 치료를 받았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하순 시베리아 도시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고 곧바로 옴스크에 비상 착륙한 항공기에서 옴스크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발니는 이후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지난 1월 17일 귀국했으나 공항에서 체포됐고, 곧이은 재판에서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나발니 중독 사건과 관련 독일 전문가들은 그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고 나발니도 자국 정보당국이 독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무라홉스키를 비롯한 옴스크 병원 측도 나발니가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독극물 중독설을 제기한 나발니 가족과 측근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그가 '물질대사 장애'로 쓰러진 것이라고 진단했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병원 관계자들이 당국의 압력으로 허위 증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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