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 가능성에 인권단체 "목숨 위험"…군사 정권과 '긴밀' 태국 정부 결정 주목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태국으로 도망친 언론인 3명과 활동가 2명이 태국에서 체포돼 강제 송환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및 언론단체가 언론 자유와 관련된 중요한 이번 사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면서 압박에 나서면서 미얀마 군사정권과 긴밀한 관계로 알려진 태국 정부의 결정이 주목된다.
11일 SNS 및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온라인 방송 '버마 민주주의 목소리'(DVB) 소속 언론인 3명이 지난 10일 북부 치앙마이에서 활동가 2명과 함께 태국 경찰에 체포됐다고 DVB측이 이메일 성명에서 밝혔다.
아이 찬 나인 DVB 이사 겸 편집장은 성명에서 이들이 불법입국 혐의로 기소됐다고 말했다.
SNS에 올라온 태국 현지 매체 보도를 보면 이들은 집안에 임시로 스튜디오를 만들어 놓고 뉴스를 계속해서 보도해온 것으로 보인다.
치앙마이 산사이 지역 타파나퐁 차이라스리 경찰서장은 이들이 재판에 넘겨진 뒤 법에 따라 강제 추방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타파나퐁 서장은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이민청에 넘겨지기 전에 14일간 구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얀마 군부는 2월1일 쿠데타 이후 관영 매체가 아닌 독립 언론들에 대해 언론사 면허를 취소하거나 언론인들을 검거하는 방법으로 언론 활동에 재갈을 물려왔다.
이에 따라 70명 안팎의 언론인이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인 편집장은 성명을 통해 "그들은 3월8일까지 미얀마 시위 상황을 취재했지만, 군 당국이 이후 DVB의 TV 방송 면허를 취소하고 보도를 하지 못하게 했다"며 태국으로 도피한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DVB는 태국 당국에 그들을 미얀마로 송환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 그들이 미얀마에 돌아가게 되면 목숨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난민기구(UNHCR)측에도 그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개입해줄 것과 국제사회에도 태국 정부에 그들을 송환하지 말 것을 요청해달라고 각각 호소했다.
이와 관련, 태국외신기자클럽(FCCT)도 성명을 내고 태국 당국이 이들을 송환하는 대신 석방해 신변 보호를 제공하고 임시로 태국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및 이 지역 언론 자유에 있어, 그리고 독립언론 및 시민사회를 야만적으로 탄압한 군사정권으로부터 피신한 이들에 대한 보호에 있어 중요한 이번 사건에서 태국 당국이 어떻게 하는지를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성명에서 이들이 체포 및 박해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미얀마로 송환돼서는 안 된다면서, UNHCR이 이들과 접촉해 보호 조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타닛 상랏 외교부 대변인은 SNS에 "관계 기관들이 인도주의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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