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틀간 로켓포 800여발 발사…텔아비브 인근 도시도 타격
이스라엘군, 가자 고층빌딩 등 공습…네타냐후 "무거운 대가 치를 것"
아랍권 일제히 이스라엘 비난…EU "예루살렘 긴장완화·자제" 촉구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슬람의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 내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의 충돌 이후 이스라엘군과 가자지구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이틀째를 맞아 더욱 격화했다.
◇하마스, 로켓포 800여발 텔아비브 인근도 타격 …이스라엘도 가자 고층빌딩 등 폭격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겨냥한 로켓포 사격이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하마스는 이번 작전을 '예루살렘의 검'으로 명명했다.
이스라엘군도 '성벽의 수호자'라는 작전명을 내걸고 전투기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 내 수백개 목표물에 보복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의 공습 목표물 중에는 하마스 부대 지휘자와 정보기관 본부, 무기 생산 시설, 하마스 등 무장 정파들의 군사 기지, 터널 등이 포함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특히 저녁 무렵 가자지구에 있는 13층짜리 주거용 빌딩을 폭격해 무너뜨렸다.
팔레스타인 뉴스통신 와파 등은 보건당국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아동 10명을 포함해 28명이 숨졌고 152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15명의 하마스 및 무장단체 지휘관이 포함됐다고 조나탄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밝혔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하마스 측이 이틀간 이스라엘을 겨냥해 발사한 로켓포는 800발이 넘는다.
다수가 이스라엘 방공망에 요격됐지만, 일부는 남부의 아쉬도드, 아슈켈론, 브네이 아비시 등지의 민간인 거주지역과 학교 등을 강타했다.
또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고층빌딩 폭격에 대응해 130여발의 로켓포를 중부 텔아비브 인근 리숀 레시온, 홀론, 기바타임 등지에 쏘았다.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으로 남부 아슈켈론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측 사망자 2명이 나왔고, 이어 텔아비브 인근 리숀 레시온에서도 여성 1명이 사망했다.
지금까지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대부분 경상자지만 일부 위중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과 엘라트를 잇는 국영 석유회사의 연료용 파이프가 폭파되기도 했다.
자국민 사망 소식을 접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오전 중 "이제 공격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고, 텔아비브 인근 도시가 공격을 받은 뒤에는 "하마스가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다. 그 공격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보복 의지를 불태웠다.
베니 간츠 국방 장관도 "지금까지의 공격은 시작에 불과하다. 테러단체는 큰 타격을 입었고 우리는 계속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인 전날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섬광 수류탄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종교 활동 제한과 정착촌 갈등이 불씨가 되어 라마단의 마지막 금요일인 지난 7일부터 나흘째 이어진 충돌이었다.
300여 명이 부상한 충돌 이후 하마스는 당일 오후 6시까지 알아크사 사원 등에서 병력을 철수하라는 경고를 보내고, 시한이 되자 로켓포 공격을 시작했다.
◇ 이스라엘 남부 지역 병력·화력 증강…휴교령 전국으로 확대
이스라엘은 추가적인 공격 등에 대비해 이스라엘 남부에 아이언 돔 요격미사일과 2개 공수여단을 추가로 배치하는 한편, 예비군 5천명에 대한 동원령도 내렸다.
또 국내전선사령부는 가자지구로부터 반경 40㎞ 이내의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가, 중부지역이 공격을 당하자 휴교령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더 광범위한 무기한 군사작전에 대비하라"면서 "하마스의 무기 생산·보관 시설을 집중 타격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하마스도 성명에서 "(예루살렘에 대한) 노선을 바꾸기 전에는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점령세력에 대한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도 "확전을 원한다면 준비가 되어 있고, 중단하기를 원한다면 그 역시 준비가 되어 있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랍권, 이스라엘 맹비난…이집트·카타르 등 중재 시도
아랍 이슬람권을 대표하는 국제조직 아랍연맹(AL)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이 무차별적이며 무책임하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아흐메드 아불 케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서 규칙을 어겼다. 또 극단주의 유대교도의 행동은 용인하고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랍계에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점령군이 무슬림들의 이슬람 사원 접근을 막고 야만적인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이란 의회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점령 정권의 범죄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란 의회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팔레스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보호군을 보내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피터 스타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 긴장 완화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집트와 카타르 그리고 유엔은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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