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멀린다, 자선사업가의 역할모델 같은 존재…이혼이 새장 열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겸 억만장자 빌 게이츠와의 이혼을 발표한 멀린다 게이츠가 앞으로 여성 해방과 빈곤 퇴치, 백신 보급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멀린다는 남편 빌 게이츠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사업가로서의 삶을 접고 독지가로 나서기 전부터 수십 년간 자선사업가로 활동해왔다.
CNN은 "멀린다 게이츠는 자선사업가의 역할 모델처럼 됐다"며 "빌 게이츠와의 이혼은 기부 기회에 새로운 장(場)을 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멀린다가 지금까지 열정을 쏟아온 ▲ 여성·소녀 양성하기 ▲ 정신 건강 ▲ 백신과 백신 접근권 ▲ 빈곤 퇴치 ▲ 유급휴가 등을 앞으로도 그녀가 초점을 맞출 분야로 꼽았다.
여성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양성하고 지원하는 일은 멀린다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2015년 투자·인큐베이팅 업체 피보털 벤처스를 설립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 회사는 기부와 벤처자본 투자를 통해 여성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지원한다. 특히 정보기술(IT) 같은 핵심 분야에서 더 많은 여성이 일하고, 여성들이 공직에 출마하도록 권장하는 데 중점을 둬왔다.
멀린다는 또 작년 6월에는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의 전 아내 매켄지 스콧과 손잡고 이 피보털 벤처스를 통해 '평등은 기다릴 수 없다' 챌린지를 시작했다.
미국에서 여성의 권한과 영향력을 확장하도록 해줄 최고의 아이디어를 가진 조직에 3천만달러를 수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올여름 수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멀린다는 지난해 3월 국제여성의 날을 맞아 CNN에 기고한 글에서 "데이터는 명백하다"며 "이 세상 어디에서 당신이 태어나든 여성이라면 인생은 더 힘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멀린다는 또 피보털 벤처스를 통해 몇몇 젊은이의 정신건강 관련 사업을 선도하기도 했다.
일례로 올해 4월에는 중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전국적 캠페인 '사운드 잇 아웃'을 출범했고, 작년 10월에는 '청소년 정신건강을 위한 상승 펀드'를 발족했다.
멀린다는 현재 진행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포함해 각종 백신과 백신에 대한 접근권에도 목소리를 높여왔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는 "고소득 국가들에만 백신을 준다면 이 병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돌아다닐 것"이라며 "두 배나 많은 사망자를 보게 되고, 모두에게 백신을 줬을 때보다 경제 회복이 훨씬 더 더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빈곤 탈출도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우선순위에 올라온 의제다. 멀린다는 2019년 "피임약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은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진 최고의 빈곤 퇴치 도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멀린다는 또 2016년부터 피보털 벤처스를 통해 6천500만여달러를 투자하며 포괄적인 유급휴가 정책을 증진하려는 초당파적 활동을 지원해왔다. 멀린다는 "우리(미국)는 정부가 지원하는 유급휴가가 없는 유일한 산업화 국가"라고 밝힌 바 있다.
여성이 창업한 IT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메리언 벤처스의 창업자 알렉시스 드 라트 세인트제임스는 "멜린다의 영향력은 지나칠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에 영향을 끼치는 그녀의 능력은 자선사업 쪽에서 따라야 할 두드러지게 중요한 것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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