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뇌의 중요 부위인 전두엽의 회색질(gray matter) 용적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두엽은 기획, 문제 해결, 판단, 실행 등 주요 인지기능을 관장하는 뇌 부위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 신경영상·데이터 과학 중개연구센터(TReNDS: Center for Translational Research in Neuroimaging and Data Science)의 빈스 칼훈 박사 연구팀은 일부 증상이 심한 코로나19 환자가 인지장애, 착란, 불안·초조 같은 신경학적 합병증(neurological complications)이 나타나 퇴원 6개월 후까지 계속되는 것은 뇌 전두엽의 회색질 용적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1일 보도했다.
증상이 심한 코로나19 환자 58명의 뇌 CT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의 뇌 CT 영상을 코로나19 환자가 아니면서 이들과 연령대, 성별을 맞춘 다른 62명의 뇌 CT 영상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퇴원 때와 퇴원 6개월 후 신경장애 증상을 보인 코로나19 환자는 뇌혈관 질환 유무와 상관없이 상전두이랑, 내측전두이랑, 중전두이랑의 회색질 용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중 산소 공급 치료를 받는 환자 또한 산소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이 뇌 부위들의 회색질 용적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열이 심했던 환자는 열이 없었던 환자보다 뇌의 하측두이랑, 중측두이랑, 방추이랑의 회색질 용적이 현저히 적었다.
전체적인 결과는 코로나19 환자의 고열이나 산소 부족이 뇌의 전측두엽 조직(frontal-temporal network)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또 코로나19 환자의 뇌 전측두엽 변화를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거나 치료 선택을 평가하는 생물지표(biomarker)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뇌는 신경 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대뇌 피질과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다.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white matter)이라고 불린다.
뇌의 회색질은 정보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회색질에 이상이 발생하면 신경세포의 기능과 신호전달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스트레스의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Stress)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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