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인구정책 재조정해야…충격받을 필요는 없어"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세계 1위 인구 대국 중국에서 저출산과 더딘 인구 증가 등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산아제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물론 두 자녀 정책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 인구센서스 결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2일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1천178만 명으로, 2010년(13억3천972만 명)보다 7천300만 명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10년간 인구 증가율은 0.53%로, 2000∼2010년(0.57%)보다 떨어졌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부터 인구가 감소할 수 있다며 새로운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저출산·고령화와 노동인구 감소가 경제 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연금 기금 고갈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현실이다.
루제화(陸傑華) 베이징대 교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인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종합적인 사회정책이 필요하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산아제한을 개선하거나 폐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자녀를 2명까지 낳을 수 있다.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2016년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폐지했다.
하지만 가족계획법은 여전히 세 자녀 이상 출산하는 가정에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아제한 폐지뿐만 아니라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 개선 등 강력한 출산장려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량젠장(梁建章) 베이징대 교수는 "현재 1.3명 수준인 출산율을 2.1명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의 10%를 출산장려에 사용해야 한다"며 "현금, 사회보험, 주택 보조금 등의 형태로 신생아 1명당 100만 위안(약 1억7천만 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아제한이 조만간 폐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구학자 허야푸(何亞福)는 "중국이 가까운 시일 안에 산아제한을 폐지할 게 확실하다"며 "이르면 올가을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 회의(6중전회)에서 이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지난 3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 연례회의 정부 업무보고에서 "적절한 출산율 실현 촉진"을 제안하며 산아제한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사설을 통해 '중국 인구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새 정책 도입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신문은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새로운 사회복지 제도는 더 많은 아이를 가진 여성과 가족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인구 증가가 더디더라도 14억 인구는 서구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 많다"며 "인구구조의 변화를 알고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만큼 충격받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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