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亞 국가들과 '미군 없는 아프간' 공동대응 모색
왕이 "상하이협력기구, 아프간 평화 위해 합당한 역할해야"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로 이 지역의 테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SCO) 등을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공동대응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1일 산시성 시안(西安)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의 외교장관과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C+C5)' 회의를 했다.
이들은 모두 아프간 주변국들로, 중국 역시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카슈가르(카스) 지역에서 아프간과 약 90km의 국경을 접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배후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고, 탈레반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동맹국과 합세해 아프간을 공격한 바 있다.
이후 아프간에 친서방 정권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탈레반이 저항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탈레반과 아프간 미군 철수를 합의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오는 9월 11일까지 철군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왕 외교부장은 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외국 주둔 군대는 질서있고 책임있게 철수해야 한다"면서 "아프간 국내문제의 평화적 해결 진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거나 심각하게 간섭하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어서 "지역국가들과 국제사회는 모두 아프간 정부가 향후 온건한 무슬림 정책을 펼치고 극단으로 편향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모든 테러리즘에 반대하고 테러세력이 아프간 내에서 되살아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앙아시아 각국이 아프간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을 위해 합당하게 공헌해야 하며, SCO도 아프간의 장기적 평화안정을 위해 합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SCO에는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이번 회의에 참석한 중앙아시아 국가 대다수도 회원국으로 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군 철수 이후 이 지역이 테러리즘, 분리주의, 종교적 극단주의 등 '세 가지 악'의 온상이 될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SCO가 현재는 옵서버 자격인 아프간을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향후 고려할 수 있다"면서 SCO를 통해 아프간의 테러리즘 및 극단주의 대응을 지원할 수 있다고 봤다.
양진(楊進)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 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이 아프간 지역을 '세 가지 악'과 양귀비 재배의 온상으로 만들어놓고 이제 철수하며 지역국가에 떠넘기려 한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SCO 회원국이 어려운 임무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러시아가 중앙아시아를 자국의 뒷마당으로 여기지만, 다행히 중국과 이 지역 국가 간 관계 진전에 대해 러시아가 우려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중러가 이 지역에서 경쟁보다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밖에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게 중국의 오랜 정책이라면서, 이는 호주처럼 중국과의 관계가 불안정한 국가들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왕이 "상하이협력기구, 아프간 평화 위해 합당한 역할해야"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로 이 지역의 테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SCO) 등을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공동대응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1일 산시성 시안(西安)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의 외교장관과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C+C5)' 회의를 했다.
이들은 모두 아프간 주변국들로, 중국 역시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카슈가르(카스) 지역에서 아프간과 약 90km의 국경을 접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배후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고, 탈레반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동맹국과 합세해 아프간을 공격한 바 있다.
이후 아프간에 친서방 정권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탈레반이 저항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탈레반과 아프간 미군 철수를 합의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오는 9월 11일까지 철군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왕 외교부장은 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외국 주둔 군대는 질서있고 책임있게 철수해야 한다"면서 "아프간 국내문제의 평화적 해결 진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거나 심각하게 간섭하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어서 "지역국가들과 국제사회는 모두 아프간 정부가 향후 온건한 무슬림 정책을 펼치고 극단으로 편향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모든 테러리즘에 반대하고 테러세력이 아프간 내에서 되살아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앙아시아 각국이 아프간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을 위해 합당하게 공헌해야 하며, SCO도 아프간의 장기적 평화안정을 위해 합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SCO에는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이번 회의에 참석한 중앙아시아 국가 대다수도 회원국으로 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군 철수 이후 이 지역이 테러리즘, 분리주의, 종교적 극단주의 등 '세 가지 악'의 온상이 될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SCO가 현재는 옵서버 자격인 아프간을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향후 고려할 수 있다"면서 SCO를 통해 아프간의 테러리즘 및 극단주의 대응을 지원할 수 있다고 봤다.
양진(楊進)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 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이 아프간 지역을 '세 가지 악'과 양귀비 재배의 온상으로 만들어놓고 이제 철수하며 지역국가에 떠넘기려 한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SCO 회원국이 어려운 임무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러시아가 중앙아시아를 자국의 뒷마당으로 여기지만, 다행히 중국과 이 지역 국가 간 관계 진전에 대해 러시아가 우려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중러가 이 지역에서 경쟁보다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밖에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게 중국의 오랜 정책이라면서, 이는 호주처럼 중국과의 관계가 불안정한 국가들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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