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점당국 "경쟁업체 앱, 안드로이드 오토서 배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미국계 기술기업 구글이 이탈리아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1천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내게 됐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반독점당국은 13일(현지시간) 구글 이탈리아 지사와 모회사 알파벳에 과징금 총 1억200만 유로(약 1천400억 원)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구글이 차량용 안드로이드 오토 플랫폼에 경쟁업체 애플리케이션이 호환되지 않도록 제한했다고 과징금 부과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일은 이탈리아 에너지업체 '에넬'(Enel)의 제소에 의한 것이다.
에넬의 전력 소프트웨어 부문 자회사인 에넬 X가 출시한 전기자동차(EV) 앱 '주스패스'(JuicePass)가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구동되지 않는 게 문제가 됐다.
주스패스는 주행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EV 충전소 검색 및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다. 그런데 구글이 이 앱을 배제하고 간접적으로 구글맵을 사용하도록 강제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당국은 2년 넘게 지속한 이러한 행태가 시정되지 않으면 소비자 선택권 제한과 에넬 X의 사업권 침해를 넘어 이모빌리티(e-mobility) 및 전기차 산업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구글은 이탈리아 당국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글 측은 규제 및 산업 기준과 운전자 안전운행 테스트에 기반해 일부 앱은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이라는 당국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글은 과징금 결정 근거를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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