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구체적 행동' 촉구…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협상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브라질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케리 특사는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후변화 대응 구상에 브라질이 책임감을 느끼고 참여하기를 바라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만나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케리 특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으로서는 '느슨한 환경정책' 때문에 추락한 신뢰를 즉각적인 행동과 결과로 회복해야 한다면서 올해 안에 삼림 파괴를 눈에 띄게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브라질이 세계 10대 경제국이며 지역의 지도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기후정상회의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한 약속을 브라질 정부가 어떻게 지키는지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이 "단기간에 구체적인 행동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브라질 정부를 압박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화상 기후정상회의 연설에서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등에서 벌어지는 무단 벌채를 종식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이며, 2050년에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연설 하루 뒤에는 의회를 통과한 올해 환경예산 가운데 35%에 해당하는 2억4천만 헤알(약 496억 원) 삭감을 발표해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이 지구에 제공하는 환경 서비스에 대한 공정한 대가가 필요하다"면서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된 '아마존 기금'의 운영을 파행시킨 브라질 정부가 국제사회에 또다시 금융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를 기준으로 전체 아마존 열대우림 중 브라질에 속한 '아마조니아 레가우'(Amazonia Legal)에서 지난달 파괴된 면적은 축구 경기장 5만8천 개에 해당하는 581㎢로 파악됐다.
지난해 4월의 406㎢보다 42%가량 넓고, 연구소가 위성을 이용해 월간 실태조사를 시작한 2015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종전 기록은 2018년 4월 489㎢였다.
연구소 자료를 기준으로 '아마조니아 레가우'의 파괴 면적은 2018년 4천951㎢였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첫해인 2019년에 9천178㎢, 지난해엔 8천42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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