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휴양지 병원 '산소부족' 참사…4일간 환자 75명 사망

입력 2021-05-15 11:47  

인도 휴양지 병원 '산소부족' 참사…4일간 환자 75명 사망
같은 병원서 매일 오전 사고…산소 시설 관리 문제인 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 서부 고아주의 한 병원에서 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4일간 코로나19 환자 7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15일 IANS통신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고아주 최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 시설인 고아의대병원에서는 전날 오전 산소 부족으로 환자 13명이 숨졌다.
이 병원에서는 10일과 11일에도 같은 이유로 각각 26명과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국 관계자는 이로써 최근 4일간 산소 부족으로 숨진 환자의 수는 75명으로 불어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중환자들은 혈중 산소량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저산소혈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산소 치료가 필수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병실 영상을 보면 산소 공급 상황 모니터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가족은 환자들을 안심시키려고 애쓴다.
다른 영상에서는 유족이 "정부는 산소 공급이 충분하다고 말하면서 사람들의 목숨을 갖고 놀고 있다"고 울부짖었다.
당국은 이미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고 프라모드 사완트 고아주 총리는 11일 해당 병원을 찾기까지 했지만 사망 사고는 이어졌다.



인도에서는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곳곳에서 산소 부족 사태가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나아졌다.
고아주에서도 전반적인 산소 공급 자체에는 심각한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 병원에서 매일 오전 2∼6시 사이에 환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병원 측이 산소 시설 관리에 소홀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 정부는 전날 고아주 봄베이 고등법원에 지속적인 산소 부족으로 일부 환자들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인정하면서 산소 보급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라비 다완 주 보건 차관은 "새 산소통을 병원 산소 보급 파이프에 연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이런 상황을 관리할 전문가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수백 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고아주는 인구가 150만명에 불과한 작은 주이지만 아름다운 해변과 이국적인 문화 덕분에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태다. 이달 초에는 검사 수 대비 확진자 비율이 50%를 넘어갈 정도로 확진자가 폭증했다.
최근에는 하루 7천건 안팎의 검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확진자는 2천500∼3천명씩 발생하고 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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