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서 사형 약물 판매 금지하자 '선택강요法' 통과…사형수 측 소송 검토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가 사형수들에게 전기의자 또는 총살형을 선택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지난 10여 년간 중단된 사형 집행을 부활하기 위해 사형수들이 전기의자 또는 총살형 집행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에 앞서 주 의회는 주 정부가 사형 집행을 위한 약물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를 사형 집행의 주된 방법으로 사용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전기의자나 총살형 집행대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1996∼2009년 매년 평균 3명의 사형수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심장을 멈추게 하는 데 필요한 약물을 사용해 사형을 집행해왔지만, 이후 제약사들이 이런 약물을 판매하지 않으면서 사형 집행이 사실상 중단됐다.
기존 법 아래에서는 독극물을 사용해서만 사형 집행을 할 수 있게 돼 있어, 약물 부족으로 사형 집행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사형 집행은 2010년에 마지막으로 이뤄졌다.
다만 이 주의 교정 당국이 전기의자 사용을 준비하고, 총살형이 집행되고 있는 다른 주의 현황을 조사해왔지만 새 법 아래에서 사형 집행이 얼마나 빨리 재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AP는 전했다.
미 사형정보센터에 따르면 총살형을 허용한 주는 미시시피, 오클라호마, 유타 등 3개다. 1977년 미국에서 사형제가 부활한 이래 유타주에서 3명이 총살됐다.
전기의자 사형 가능 주는 8개로, 2000년 이래 19명이 이 방법으로 숨졌다.
사형 날짜가 임박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사형수들의 변호인들은 당장 소송을 검토하고 나섰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사형수를 대리하는 비영리단체 저스티스 360의 린지 밴은 "새 사형제는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덜 인간적인 사형집행 방식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유일한 주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 법안의 지지자들은 사형제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합법적이며, 주 정부는 범행 희생자들의 가족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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