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산업현장…전력 사용 늘고 산단 가동률 4년래 최대

입력 2021-05-19 06:11  

살아나는 산업현장…전력 사용 늘고 산단 가동률 4년래 최대
전력 판매량 5개월 연속 증가…국가산단 가동률 82% 넘겨
조강 생산도 확대…"업종별 편차는 주의해야"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윤보람 기자 = 제조 산업현장이 코로나19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고 있다.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산업용 전력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고, 제조업의 허리 구실을 하는 국가산업단지의 가동률은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제조업의 근간인 조강 생산량 역시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 차질이 빚어지는 등 일부 업종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 산업용 포함 전력 판매량 5개월 연속 늘어
19일 한국전력[015760]의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가장 최신 통계인 지난 3월 전력 판매량은 총 4만3천74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0.5% 늘었다.
월별 전력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째다. 전력 판매량은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전력 판매량은 작년 11월에 0.1% 늘며 반등했다. 이후 0.7%, 5.2%, 1.5%, 0.5% 등 5개월 연속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전체 전력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 판매량이 회복된 영향이 컸다.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올해 2월 소폭 감소(-1.0%)한 것을 제외하고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 호조와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주요 산업체의 생산 활동이 활발해져 전력 사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3월 기준으로 반도체(9.5%), 석유화학(6.0%), 자동차(4.7%) 등 주요 업종에서 전력 판매량이 일제히 증가했다. 3월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6% 늘었고 조업일수는 작년 3월과 동일했다.


◇ 국가산단 가동률 82.1%…4년 만에 최고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한국 제조업의 허리' 국가산업단지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최근 발표한 '주요 국가산업단지 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국가산단 가동률은 82.1%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3월(82.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국가산단 가동률은 지난해 5월 70.4%까지 떨어졌다가 하반기부터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월공단 가동률의 경우 지난 2월 69.2%에서 3월 81.0%로 11.8%포인트(p), 구미공단은 71.0%에서 82.7%로 11.7%p 각각 뛰었다.
이 기간 시화공단도 68.2%에서 73.1%, 대불공단은 67.4%에서 76.8%로 각각 상승했다.
국가산단의 3월 생산실적은 44조1천747억원으로 전월보다 14.5% 증가했고, 고용인원도 97만4천927명으로 0.7% 증가했다.
업종별 가동률을 보면 운송장비가 90.8%에 달했고, 철강 82.0%, 석유화학 86.7%, 섬유의복 72.4% 등이었다.
다만 공단 내 영세기업들은 여전히 코로나19의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기업의 가동률은 87.9%였지만, 50인 미만 기업의 가동률은 69.4%로 큰 차이가 났다.


◇ 조강 생산도 쑥쑥…車 등 일부 업종은 주춤
제조업의 근간인 조강 생산량 역시 꾸준히 확대돼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강은 가공되기 전 강괴 형태의 철강을 말한다.
한국철강협회 통계를 보면, 3월 조강 생산량은 606만2천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었다. 이는 2019년 5월(627만5천t) 이후 최대 규모다.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9월을 제외하고 3월부터 11월까지 내리 하락세를 보이다 12월에 0.7% 증가로 반등했다. 이후 올해 1월 5.3%, 2월 1.2%, 3월 4.8%로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산업 현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일부 업종은 외부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9.5% 줄며 2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친 탓이다.
4월에 생산이 11.8% 늘며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으나 이는 작년 4월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른 기저 효과 영향에 따른 것으로,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여전한 상황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기업들의 체감경기 지수나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 지표를 봐도 최근 들어 산업 전체적으로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진단했다.
추 실장은 "다만 반도체 수급난을 겪는 자동차 업종이 위축되고 코로나19 4차 유행 우려로 인한 내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완벽한 회복 추이를 확인하려면 두세 달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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