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거리를 다시 안전하게"…트럼프는 다른 후보에게 마음 기운 듯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아들 앤드루(35)가 내년 뉴욕주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앤드루는 1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를 통해 뉴욕주지사 도전을 처음 공식화했다. 이 매체에 자신과 앤드루 쿠오모(민주) 현 주지사와의 대결을 세기의 복싱 타이틀전이었던 "무함마드 알리 대 조 프레이저"에 비유했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의 경제 용광로에 불을 붙이고 우리의 거리를 다시 안전하게 지킬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경찰과의 전쟁을 멈추라"고 말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출마를 고민했던 앤드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을 '57대 뉴욕주지사 후보'로 수정하고 자신의 선거운동 홈페이지 링크를 공유했다.
전직 프로 골퍼인 그는 지금까지 선출직을 맡아본 적이 없는 정치 신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특보와 대외협력실 부실장으로 근무한 것이 공직 경력의 전부다.
앤드루는 10대 시절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골프를 칠 정도의 친밀한 관계로 백악관 근무 당시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던 소수의 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오랜 친구이고, 내가 그를 위해 일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앤드루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식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역시 '친트럼프' 인사인 리 젤딘(공화) 하원의원이 먼저 뉴욕주지사 출마를 선언해 한 달 만에 250만달러(약 28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등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몇 주 전 마러라고에서 앤드루와 만나 이번 뉴욕주지사 선거와 관련해 자신의 마음이 '젤딘에게 기울고 있다'고 통보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이 NYT에 전했다.
그러자 앤드루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음 선거자료 제출 기한인 7월 중순까지 기다려준다면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장담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뉴욕주지사에 도전장을 내민 공화당 후보는 젤딘 의원과 롭 아스토리노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장에 이어 앤드루까지 세 명이다.
이들 중 한 명이 잇단 성희롱 스캔들과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로원 사망자 축소 의혹 등에 휩싸인 쿠오모 주지사를 물리칠 수 있다면 2002년 조지 파타키 이후 20년 만에 공화당 소속 뉴욕주지사가 탄생하게 된다.
한편, 앤드루의 출마 선언은 부친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스캔들' 연루 등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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