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에서 아침에 발생…머리와 목에 총상 입어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에서 13세 소년이 범죄단체(갱) 조직원들로부터 표적 총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1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피해자 에릭 크로퍼드(13)는 지난 16일 오전 8시께 시카고 남서부 매킨리 파크 지구의 집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다 총격을 받았다.
경찰은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크로퍼드에게 접근했고, 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누군가가 여러 차례 총을 쐈다"고 밝혔다.
크로퍼드는 머리와 목에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만인 18일 오후 가족 결정에 따라 생명유지장치가 제거된 지 수 시간 만에 사망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범죄조직 간 복수극이 빚은 참사"로 추정했다.
브랜든 디니한 형사국장은 "자전거를 타고 있던 크로퍼드에게 라이벌 범죄집단 조직원으로 보이는 용의자가 접근해 총을 겨누고 쏜 뒤 달아났다"며 "올해 발생한 가장 폭력적인 사건"이라고 평했다.
유족은 크로퍼드가 범죄단체 조직원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크로퍼드의 어머니는 아들이 자전거 타기와 비디오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였으며 올가을 8학년(한국 중2) 진급을 앞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집단 조직원들이 아들을 끌어들이려 노력했지만, 아들은 결코 합류하지 않았다"면서 "아들은 그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시카고 시가 미국의 다른 대도시보다 총기 사고율이 높은 이유에 관해 일각에서는 갱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내놓은 바 있다.
비영리 시민감시단체 '시카고 범죄위원회'가 2018년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시카고 지역에서 활동 중인 범죄조직은 최소 59개, 개별 리더가 있는 소규모 갱단은 2천400개 이상이다.
시카고 abc방송은 지난 주말에만 최소 48명이 총에 맞아 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총격 부상자 중에는 2세·8세·14세 어린이가 포함돼있다.
올해 들어 시카고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총 1천270건으로, 이로 인해 219명이 숨지고 1천51명이 부상했다. 2시간 37분마다 1명이 총에 맞고, 14시간 13분마다 1명이 총격 피살된 셈이다.
총격 피해자의 81.6%는 흑인, 14.1% 히스패닉계, 4.4% 백인이다. 아시아계는 2명으로 집계됐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