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반도체 자립위한 한국·대만 인재영입론 나와

입력 2021-05-20 11:47  

중국서 반도체 자립위한 한국·대만 인재영입론 나와
"막대한 투자 속 인재난…최고비용 지불할 의지 있어"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반도체 자립'의 꿈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대만과 미국 등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게 시급하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중국은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여러 첨단 기술 분야에서 약진 현상이 두드러지지만 반도체 산업만큼은 다른 선진국에 뒤처진 편이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수급 제한 규제를 계기로 기술 자립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전문인력 부족은 난제로 꼽힌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6월 설립된 한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이 1년도 안 돼 10억 위안(약 1천759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마련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기업은 반도체 분야 핵심 전문가를 영입하는 데 투자금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중국에는 2만∼3만 개의 반도체 칩 설계 기업이 있지만, 핵심 기술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칩 분야는 미국이나 영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막대한 투자에도 일부 기업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반도체 전문가를 영입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산업 분석가 린메이빙은 "중국에는 최고의 인재가 부족하다"며 "대부분 기업은 한국, 대만, 미국의 칩 전문가를 고용하기 위해 최고의 비용을 지불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도 "중국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재"라고 강조한 뒤 "설계, 제조, 운영에 이르는 분야에 전문가를 투입해야 중국이 칩 자립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화웨이(華爲) 제재는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얼마나 큰 약점을 가졌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중국에도 SMIC나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이 있지만, 선진국과는 수준 차이가 있고 생산량도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 지도부가 지난해부터 반도체 분야 기술 약점을 '목을 짓누르는 난제'라고 부르며 기술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14차 5개년 계획 및 2035년까지의 장기 목표 강요' 초안에 반도체 등 집적회로를 7대 중점 과학기술 연구 항목에 포함시켰다.
또 2025년까지 자국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지난달 칭화대(淸華大)를 찾아 핵심 기술 확보와 인재 양성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칭화대는 베이징대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핵심 연구 대학으로, 시 주석의 방문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맞서 기술 자립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됐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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