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주 민닷 주민 90% 군부 피해 산속으로…카친반군-미얀마군 충돌에 3천여명 집떠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서부 친주 고지대에 위치한 소도시 민닷에서 시민군과 미얀마군간 충돌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이 인근 삼림 지역으로 대거 숨고 있다.
피란민이 급증하면서 음식은 물론 의약품 부족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친주 민닷 지역에서 시민방위군과 미얀마군간 충돌을 피해 숲 속으로 피신한 주민들의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4월말 시작한 양 측간 충돌은 최근까지 계속됐으며, 특히 지난 주말 군부가 민닷 시내를 대포와 중화기 등을 동원해 점령하자 2만5천명 가량인 주민의 90%가 집을 떠나 삼림 지역으로 피신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숲 속에 최근 지어진 7곳의 임시 수용시설에는 8천명에서 1만명 가량의 주민이 머물고 있고, 다른 주민들은 숲속에서 며칠간 숨어 있다가 인근 지역의 친척들에게로 발길을 옮겼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다른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7곳의 수용시설에는 노약자와 아이가 대부분인 3천명이 머물고 있고, 7천명 가량은 인근 숲속이나 민닷 주변의 다른 도시나 마을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수용시설 자원봉사자는 "이렇게 많은 피란민에게 제공할 충분한 음식이 없다. 육로를 통한 식료품 수송도 막힌 상태"라고 말했다.
또 콜레라나 말라리아 등으로부터 보호할 약품도 부족한데다, 몇몇 신생아나 임신부를 위한 영양보조제도 필요한 상태라고 자원봉사자들은 전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군부가 민닷 지역에 물과 전기 공급을 끊는 바람에, 남은 주민들도 계속해서 집을 떠나 숲속으로 피신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한편 북부 카친주에서도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친독립군(KIA)과 미얀마군 간 충돌을 피해 집을 떠난 주민 3천명 이상이 모마욱 지역 내 피란민 시설에 머물고 있다고 미얀마 나우가 보도했다.
이들 대부분은 방수포를 지붕 삼아 땅바닥에 누워 자는 상황이라고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이 매체에 전했다.
여기에 음식은 물론 기초적인 의료 서비스마저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에는 수용 시설에 머물던 주민들이 먹을 것이 부족해 죽순을 캐러 나갔다가, 남성 한 명이 지뢰를 밟아 다리 한쪽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같은 구호 기구도, 지뢰 제거 관련 일을 하는 단체들도 여기엔 없다. 피란민들을 도울 이들이 없다는 뜻"이라고 소식통은 현지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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